2분기 합계출산율 0명대 진입
추계위 최악 가정치보다 낮아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 강남 사옥.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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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가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을 2057년으로 예상했지만, 정부 예측을 뛰어넘는 저출산 속도를 감안하면 이 역시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 0명대로 진입하는 등 추계위 최악 시나리오(출산율 1.05명 유지)조차도 밑도는 상황이 벌써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추계위는 출산율 가정치를 복수로 사용해 재정전망을 했다. 본래 2016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사용하면 되는데, 지난해 출산율이 1.05명대로 떨어져 최악 시나리오를 추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본안은 2039년까지 1.24명에서 1.32명 수준을 오가다 2040년 이후 1.38명을 유지한다고 가정했고, 최악 시나리오는 1.05명을 줄곧 유지한다고 봤다. 추계위 분석 결과 두 안의 기금고갈 시점은 2057년으로 같은데, 고갈 이후 2088년에 부과식 전환 시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율은 28.8%(기본안)에서 37.7%(출산율 1.05명)로 약 8.9%포인트 높아졌다.

[저작권 한국일보] 박구원 기자

그러나 4차 추계위가 전제한 최악 시나리오(합계‘출산율 1.05명 유지)도 현재로선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꽤 높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94명으로 1명 선이 처음 무너진 데 이어 올해 1분기 1.07명으로 살짝 반등하더니 2분기 다시 0.97명으로 내려 앉았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0명대 합계출산율’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들이 터져 나온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1990년대 중반부터 저출산이 고착화돼 연금납부 세대가 그만큼 줄어든 상황에서 현재처럼 초저출산 충격이 더해진 상황”이라며 “저출산 정책 효과가 미미하고 현재로서는 출산율이 빠르게 반등할 여지도 적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미래전망은 더 어두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계산은 5년마다 통계청 장례인구추계와 거시경제 지표 등을 반영해 향후 70년 가량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결정적 변수인 인구구조가 변화하면 전망도 크게 바뀔 수 밖에 없다. 실제 2013년 3차 추계는 2011년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출산율이 2015년 1.28명에서 지속적으로 반등한다고 보고 기금고갈 시점을 2060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15년 실제 출산율은 1.24명이었고 지난해 1.05명으로 하락하고 있어 올해 실시한 4차 전망은 기금 소진시점이 2057년으로 3년 더 앞당겨졌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재정계산이 갖고 있는 ‘불확실성’이라는 본질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추계위 위원인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계산은 5년간의 인구추이, 경제상황 등을 바탕으로 70년 후 미래를 그리기 때문에 변동폭이 커 참고자료 역할을 할 뿐 정책 변화를 위한 절대적 근거자료로 삼기엔 적합하지 않다”며 “우리나라도 추계 기간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적연금제도를 도입한 국가 중 일본은 100년, 미국ㆍ캐나다 75년, 영국 60년, 독일 15년 등으로 각국 사정에 맞는 재정추계기간을 설정하는데, 독일과 미국의 경우 단기 재정점검도 함께 실시하고 추계 주기도 1년으로 짧은 편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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