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플랫폼' 맥쿼리 인프라에 "자산 운용사 교체" 표대결 예고

국내 투자자가 외국계 인프라 펀드를 상대로 첫 주주행동주의에 나섰다. 국내 사모펀드인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플랫폼)이 인천공항고속, 논산천안고속, 인천대교, 우면산터널 등의 민자 사업에 투자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인프라)를 상대로 자산운용사 교체를 요구하며 표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주주행동주의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는 다음달 19일 자산을 운용하는 법인 이사를 맥쿼리자산운용 대신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맥쿼리인프라 지분 3.17%(스와프 계약 포함 4.99%)를 보유한 플랫폼이 맥쿼리인프라의 자산운용 보수를 8분의1 수준으로 줄이지 않으면 운용사를 바꿔야 한다며 주총 소집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국내 자산운용사의 공모형 특별자산 펀드 평균 운용 보수가 0.27%인 데 비해 맥쿼리인프라는 조정 전 기준 보수율이 ‘시가총액+순차입금’ 대비 최대 1.2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맥쿼리의 운용보수는 총 370억원이었는데 플랫폼은 이를 46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주주총회에서 맥쿼리를 대신할 자산운용사 후보로 나설 코람코자산운용은 운용보수를 0.15%만 받겠다고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맥쿼리인프라는 현 운용보수가 결코 높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맥쿼리인프라는 직접 투자자산의 운영을 맡아 일정 수준의 위험을 부담하는 수익형 민간투자방식(BTO)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선 인프라를 구축한 뒤 정부로부터 시설 임대료를 받는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보다 위험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맥쿼리인프라는 또 해외 시장에 상장된 폐쇄형 인프라 펀드의 보수도 0.65~1.5%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맥쿼리는 지난 10일 펀드 운용보수를 산정 기준을 ‘시가총액+순차입금’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바꾸고 성과보수도 3년간 분할해 평가 기간마다 기준 성과를 초과 달성했을 때만 지급하도록 바꿨다.

맥쿼리인프라의 과다 운용보수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미 인프라 투자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어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번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쿼리인프라는 지난 10년간 새로운 사회간접자본(SOC) 자산에 대해 투자한 게 없다. 코람코자산운용 관계자는 “지금 맥쿼리자산운용이 맥쿼리인프라를 운용하는 방식은 신규 자산을 편입하는 등 적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저금리 환경에 따라 창출된 유동성을 활용한 수동적 운용”이라고 공격했다. 플랫폼 관계자도 “국내 최우량 인프라 자산을 기반으로 통행료와 정부 보조금에 안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시장의 관심은 국내에서도 주주행동주의가 활성화할지 여부다. 그 동안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외국 투자자가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우리나라 대기업을 상대로 주주행동주의에 입각해 공격에 나선 적은 많았다. 그러나 거꾸로 국내 투자자가 외국계 펀드를 상대로 운용사 교체나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주총 소집 등을 요구한 적은 없었다.

또 이번 주주총회 결과가 자산운용업계의 고액 보수 논란을 촉발시킬지도 관심사다.

한편 주총 결과와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민자도로의 통행료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의 사업시행조건변경(사업재구조화) 협상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맥쿼리인프라의 협상력에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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