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깜짝 맹활약 황인범은
황의조에 ‘떠 먹여준’ 어시스트
등번호 10번 김학범호 에이스
18세에 대전 최연소 득점 경신
입대해 현재는 경찰축구단 소속
“우승한 뒤 유럽 진출하고 싶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황인범(10번)이 23일 인도네시아 치카랑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16강 이란의 경기에서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치카랑=연합뉴스

‘아시안게임 대표팀 10번이 누구야?’ ‘기가 막히게 공을 차네.’

한국-이란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이 끝난 뒤 팬들의 반응이다. 골은 황의조(26ㆍ감바오사카)와 이승우(20ㆍ베로나)가 넣었지만 가장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22ㆍ아산무궁화)이었다. 황인범은 황의조의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 했는데 ‘떠 먹여준 거나 다름없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패스가 날카로웠다.

황인범의 등 번호는 ‘에이스의 상징’ 10번이다. 김학범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는 의미다.

황인범(오른쪽)이 이란과 아시안게임 16강에서 승리한 뒤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것 봐라? 저 녀석은 바로 표현을 하네?"

2012년 초,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 사령탑이었던 정갑석 부천FC 감독은 신입생 한 명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표현한다’는 말은 지도자들이 쓰는 은어로 선수가 운동장에서 감독 지시를 잘 수행한다는 뜻이다. 정 감독은 “뭘 하나 알려줘도 보통 선수들은 2학년 말이나 3학년이 돼야 받아들이는데 인범이는 1학년 때부터 곧바로 시도하더라. 기술 좋은 선수인 건 알았지만 전술 이해도와 상황 인식 능력까지 뛰어나서 혀를 내둘렀다”고 기억했다.

충남기계공고를 졸업하고 2015년 곧바로 대전에 입단한 황인범은 구단의 최연소 득점 기록(18세346일)을 새로 쓰는 등 신인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한창 물 오른 시점이었던 그 해 여름 피로골절 부상을 당해 반 시즌을 통째로 쉬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황인범은 지난 해 말 경찰축구단인 아산에 입단했다. 또래들에 비해 입대 시기가 빠른 편이다. 유럽 진출을 꿈꾸고 있는 그는 하루라도 빨리 병역 문제를 해결해 놓겠다는 생각이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으면 곧바로 ‘조기 전역’ 한다. 그러나 황인범은 “(병역 혜택 같은 건) 모두 나중 일이다. 지금은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만 본다”고 결의를 보였다.

한국의 8강(한국시간 8월 27일 오후 6시)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우즈베키스탄은 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 팀이다. 당시 멤버 16명이 이번 아시안게임 명단에 있다. 그 대회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1-4로 참패했다. 황인범은 입대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그 때 대표팀 소속은 아니었다.

그러나 황인범도 6년 전인 2012년 U-16 챔피언십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비긴 뒤 승부차기로 진 아픈 경험이 있다. 그는 빚을 갚겠다며 8강전을 더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한편,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회복훈련 장소를 정하는 데 애를 먹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당연히 해야 할 회복 훈련 장소를 배정하지 않는 바람에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전지훈련 때 경기장 답사를 하는 도중 봐뒀던 운동장을 급하게 섭외해 가까스로 24일 훈련을 했다. 왼쪽 허벅지 근육 통증으로 이란전에서 교체됐던 골키퍼 조현우(27ㆍ대구)는 병원 진료 때문에 훈련에서 빠졌다. 조현우의 부상 상태에 대한 정확한 검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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