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심, 이재용 2심과 다른 점


李 2심서 제외한 ‘영재센터 16억’ 포함
대법 ‘이재용 형량’ 판단 최대 변수로
집행유예 지속 여부 50억 기준 갈려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류효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항소심 선고 결과는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신의 항소심 재판이나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과 달리 경영권 승계작업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하는 등 박 전 대통령이 받은 ‘삼성 뇌물’을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했기 때문이다. 뇌물 관련 핵심 쟁점을 두고 하급심마다 요동치는 상황이어서 대법원 판단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24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쟁점인 삼성그룹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승마 지원’(단순 뇌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3자 뇌물)을 유죄로 봤다. 특히 제3자 뇌물죄 핵심요건인 부정한 청탁 대상으로 ‘경영권 승계작업’을 인정, 영재센터 후원에 대해서도 제3자 뇌물을 적용하면서 전체 뇌물수수 인정액은 약 87억원이 됐다.

이는 이 부회장 1심과 유사한 결과다. 당시 재판부 역시 부정한 청탁의 존재를 인정하며 승마지원과 영재센터 후원을 합해 총 89억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승마 지원도 코어스포츠 용역대금만 뇌물로 봤다. 이에 따라 뇌물인정액은 약 36억원으로 낮아졌다. 이어 열린 박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도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코어스포츠 용역대금은 단순 뇌물로 인정해 총 73억원 가량의 뇌물이 오간 것으로 봤다.

뇌물인정액은 이 부회장의 형량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다. 앞서 이 부회장의 1ㆍ2심 재판부는 뇌물공여액을 그대로 횡령액으로 인정했는데, 뇌물공여죄와 달리 대법원 양형 규정상 횡령죄는 금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특별히 가중처벌토록 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던 이 부회장이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풀려날 수 있었던 것은 횡령액이 89억원에서 36억원으로 낮아진 덕분이었다. 집행유예는 징역 3년 이하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판단대로 87억원의 뇌물공여액(횡령액)을 적용할 경우 이 부회장으로선 징역 5년 이상의 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핵심 쟁점인 삼성 경영권 승계에 대한 부정한 청탁의 존재를 인정한 판결이 다시 한번 나옴에 따라 최종심을 앞둔 이 부회장으로선 불리해졌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이날 선고가 이뤄진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에서 심리가 진행 중인 이 부회장 사건과 합쳐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법리적 쟁점이 많은 사건인 만큼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 전원(법원행정처장 제외)이 전원합의체에서 최종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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