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헌법에 위반돼 무효”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박정희 정권 당시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41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이영진)는 24일 김 장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판결받은 죄목인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은 헌법에 위반돼 무효이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제 개인적으로는 한 시대가 정리됐지만, 역사의 깊은 흔적과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많은 희생자들, 유족들이 남아 계시기 때문에 제 자신만 이렇게 무죄 받은 것 자체가 대단히 면구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장관은 서울대생이던 1977년 11월 학내에서 유신체제 부당함을 알리는 시위에 가담해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이듬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았고,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됐다. 긴급조치 9호는 유신헌법을 부정ㆍ비방하거나 개정ㆍ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보도를 금지하고 어기면 영장 없이 체포하는 것으로, 1975년 5월 제정돼 1979년 12월까지 4년여간 시행됐다. 2013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를 명백한 위헌으로 못 박았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과거사 반성과 피해 구제 차원에서 긴급조치 9호 위반을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은 뒤 재심을 청구하지 않은 145명에 대해 직접 재심을 청구하기로 하고, 올 1월 직권으로 김 장관 사건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넉 달여 심리 끝에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한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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