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참모… 매케인 자문 역할
FTA 재협상 과정서도 강경
“매파적 성향 강해” 지적도
스티븐 비건 포드자동차 부회장이 2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자신을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했다고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총론은 강하지만 각론은 지켜봐야.”

2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55) 포드 자동차 부회장을 둘러싼 엇갈린 평가다. 그는 미 의회와 백악관을 넘나들며 20년 넘게 참모로 근무하면서 외교안보분야를 섭렵하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전문성도 쌓았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3월 물러날 때는 후임으로 거론될 정도로 중량감도 있다. 조셉 윤 전 대표 사임 이후 5개월 넘게 비어있던 자리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위상이 높은 인물로 채웠다는 점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테이블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태세를 갖춘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아시아 지역에 많은 시간을 쏟았고 포드를 대표해 세계 각지에서 협상을 해왔다”며 “특별대표 임무를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비건이 아시아 전문가는 아니지만, 북미간 제네바 합의 이행을 위해 1990년대 말부터 관여해 북핵 문제에 정통하다”고 치켜세웠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협상가에게 필요한 지성과 외교술, 끈기를 겸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족한 한반도 관련 실무 경험이 우려로 꼽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서 전권을 위임 받아 대북 협상을 지휘하고 때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맡기에는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북한을 달래는 한편 비핵화 견인을 위한 외교적 창의성을 발휘하기에는 매파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레그 브레진스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비건이 외교정책 분야에 경험이 많지만 좋은 일인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북한에 좀더 강경한 전통적 입장을 취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대북 협상 관련 오랜 경험, 깊이 있는 문화적 지식, 탁월한 기억력 등이 요구되는 특별대표의 역할을 수행할 만큼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의 아시아와의 인연은 러시아에서 출발한다. 미시간대에서 정치학과 러시아를 전공한 뒤, 1992년부터 2년간 미 공화당 연구소에서 미ㆍ소 관계와 민주화를 연구했다. 이후 14년간 미 상ㆍ하원 외교위원회 수석연구위원, 빌 프리스트 전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헬름스 전 상원 외교위원장의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지냈다. 조지 W. 부시 1기 행정부 시절인 2001~2003년에는 백악관에 입성해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수석참모로 근무했다. 2008년 대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외교자문역을 맡았다.

국내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인 포드 부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7월 미 상원에 출석해 한국이 각종 비관세장벽으로 자동차 수입을 방해한다고 비판했고, FTA 재협상 과정에서도 미 자동차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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