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모모귀신 괴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움푹 패인 눈, 찢어진 입. 아무리 봐도 이 세상 사람 얼굴은 아니다. 계속 보는 게 곤욕이다. 최근 느닷없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를 장악한 ‘모모귀신’ 이야기다. 참고로 위 사진은 편집본이다. 흐릿하게 처리한 뒤, 눈 위에 검은 바를 입혔다. 심약한 독자를 위한 배려다. 원본이 궁금하면 직접 찾아보시라. 포털에 ‘모모’만 쳐도 수십 장이 나온다. 물론 추천하진 않는다.

바야흐로 모바일 시대다. 모모귀신도 ‘왓츠앱’ 아이디(ID)가 있다. ‘왓츠앱’은 2009년 출시된 무료 모바일 메신저다. 심지어 전화하면 받기도 한다. 보통 어느 여인이 흐느끼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는 전언. 나라마다 대응(?) 방식도 다르다고 한다. 요즘 해외에선 ‘모모귀신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귀신 계정에 전화하는 놀이가 유행이다. 국내 유튜버 ‘허팝’도 지난 8일 통화를 시도하는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포털 실검에 ‘모모귀신’이 등장한 것도 이때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모귀신 같은 건 없다. 당연하다. ‘4Chan’이라는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창작물이다. 원본은 2016년 한 일본 특수효과 회사 대표가 전시회에 출품한 예술 작품으로, 이름은 ‘우부메도리(姑獲鳥)’. 중국과 일본 전설에 등장하는 요괴다. 여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갓난아기를 보면 채간다고 한다.

괴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달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4Chan’. 으스스한 글이 주로 올라오는 ‘크리피(Creepy)’ 게시판에 아무 설명도 없는 사진 한 장이 올라온다. 2016년 8월 한 일본 네티즌이 ‘우부메도리’를 촬영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누군가 퍼간 것이다.

퀭한 눈, 찢어진 입. 그로테스크함에 열광한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귀신에 ‘모모(MOMO)’라는 이름을 붙였다. 몇몇은 “왓츠앱으로 모모귀신과 통화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자작괴담(크리피파스타ㆍCreepyPasta)을 지어내 퍼트렸다. 일종의 ‘2차 창작’이다. ‘크리피파스타’는 직역하면 “복붙(복사+붙여넣기)한 무서운 이야기”다. 대량 전파가 목적인 괴담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괴담이 짧은 시간 안에 확산할 수 있었던 건 유튜버들 덕분. 모모귀신에 전화한 뒤 반응을 살펴보는 ‘모모 챌린지’ 영상이 유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원작자인 대표 입장은 어떨까. 자신의 멀쩡한 작품이 귀신으로 둔갑했으니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일지 모른다. 다행히 트위터에 이에 대한 대표의 답변 내용이 남아 있다. 한 네티즌이 물었다. “당신의 작품이 ‘MOMO’라는 귀신으로 해외 온라인에서 유행 중이다. 알고 있나?” 그가 답했다. “와, 재미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인배가 따로 없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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