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 vs "꼭 필요한 조치"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시교육청이 치마 입는 여고생들의 편의를 위해 교실 책상의 앞가림판 설치 비용으로 4억원을 책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탁상행정”이란 비판과 “꼭 필요한 조치”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교육청은 “학교마다 공문을 보내는 등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며 “희망 고교에만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교육청은 관내 74개 고교 책상에 설치될 앞가림판 비용 4억원을 포함한 684억원의 제2차 추가경정(추경)예산 편성안을 부산시의회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여고생들이 수업을 편하게 받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라며 “연말까지 설치가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데 SNS 반응은 둘로 나뉜다. 한 네티즌은 “탁상행정”이라며 “나중에 수리비 등 유지관리비는 어쩌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치마 대신 바지가 포함된 생활복을 입으면 가림판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학생에게 치마 교복을 고집하는 학교가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환영하는 쪽도 있다. 한 네티즌은 “평소 교복 치마를 입는 학생들이 좀 더 편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예산이 들더라도 정말 좋은 것 같다”는 댓글을 남겼다.

안소원 부산시교육청 교육시설팀 사무관은 24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관내) 학교마다 공문을 보내 앞가림막 설치에 대한 생각을 묻는 등 충분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쳤다”며 “많은 학생이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관내 고교 94곳 가운데 74곳(완전설치 67, 부분설치 7)이 설치 희망 의사를 밝혔고, 이 학교들에만 가림막이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생활복 착용에 대해선 “일선 학교의 재량 문제로, 교육청에서 강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11년 강원도교육청도 비슷한 논란에 휘말렸다. 도내 중고교 여학생들 책상 앞에 7억5,400만 원을 들여 가림막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강원도교원단체총연합회(강원교총)가 기자회견을 열어 “가림막 대신 생활지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사업은 도의회 추경예산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 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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