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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불꽃놀이다. 형형색색으로 하늘을 수놓는 불꽃의 색깔과 터지는 모양은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 호기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해수욕장 매점에서 흔히 파는 불꽃놀이용 폭죽과는 무엇이 다른지도 궁금해진다. 국내 최대 불꽃축제인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총괄하는 문범석 한화 불꽃프로모션팀 차장과 불꽃놀이에 숨겨진 과학원리, 폭죽과의 차이점 등에 대해 살펴봤다.

터지는 높이에 따라 무게도 천차만별

불꽃놀이는 불꽃이 터지는 높이에 따라 크게 타상연화와 장치연화로 나뉜다. 지상으로부터 80m 이상 높이에서 부채ㆍ별ㆍ태극 등 갖가지 모양으로 터지는 불꽃이 타상연화다. 장치연화는 그보다 아래에서 폭포수처럼 터지거나 지표나 다리 등에 설치해놓은 뒤 터트리는 불꽃이다.

불꽃놀이에 사용하는 불꽃을 총칭해 ‘옥’이라고 한다. 옥의 크기가 커질수록 불꽃이 터지는 고도가 높아지고, 불꽃이 퍼지는 반경도 넓어진다. 옥의 지름이 60㎝인 불꽃은 500m 높이까지 올라가 터지면서 불꽃을 반경 240m 너비로 흩뿌릴 정도다. 문 차장은 “지름 60㎝ 옥은 무게가 70㎏나 된다”며 “사람이 들기 어려워 크레인으로 옮기고, 바다에서 쏘아 올릴 때는 바지선 한 대에 하나만 장착해 쏘아 올린다”고 설명했다. 크기가 작은 옥은 바지선 한 대에서 수십 발을 발사한다.

둥근 조롱박 모양의 옥은 추진약ㆍ도화선ㆍ할약(割藥)ㆍ성(星)으로 이뤄졌다. 추진약은 옥을 원하는 고도까지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한다. 추진약이 폭발하면서 그 반동으로 발사포 안에 있던 옥이 올라간다. 이때 옥 안의 할약과 연결된 도화선도 타들어 간다. 옥이 클수록 도화선 길이를 길게 하는 건 옥이 원하는 고도까지 오른 뒤 터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때문에 도화선 길이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할약은 옥을 터뜨리는 화약이다. 할약이 터지면서 할약과 구분돼 있던 성도 폭발을 하고, 성이 불타면서 사방으로 흩어지는 게 우리가 보는 불꽃놀이다. 펑펑 소리는 옥을 감싼 옥피가 터지면서 나오는 것이다.

불꽃이 터지면서 다양한 색을 내는 이유는 성 안에 포함된 금속 성분이 달라서다. 예를 들어 구리가 연소할 때는 청록색을 띤다. 알루미늄은 은색, 나트륨은 노란색, 스트론튬은 빨간색, 칼륨은 보라색, 칼슘은 주황색, 바륨은 황록색, 세슘은 파란색이다. 이들 금속을 조합해 불꽃의 색깔을 만들기도 한다. 보라색 불꽃은 구리(청록색)와 스트론튬(빨간색)을 섞은 것이다.

원소마다 특유의 불꽃색이 나타나는 건 각 금속 원소의 전자마다 서로 다른 가시광선 영역 대의 복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금속 원소는 원자와 전자로 이뤄져 있는데, 열에너지를 받은 전자는 원래보다 높은 에너지를 갖게 된다. 이를 들뜬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들뜬 상태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전자는 원래 자리(바닥 상태)로 내려오면서 받았던 에너지를 복사선 형태로 방출한다. 나트륨은 전자가 내는 복사선 파장이 590㎚(나노미터)여서 노란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가시광선의 노란색 파장 범위는 570~590㎚다. 다른 금속들도 같은 원리에 따라 제각각의 색깔을 띈다.

성의 배열에 따라 불꽃 모양 달라져

할약 주변에 성을 어떤 모양으로 만들었는지에 따라 불꽃 모양이 달라진다. 불꽃이 360도로 퍼져 나가며 원형을 띄는 ‘국화’ 불꽃놀이는 할약을 중심에 두고 성을 둥그렇게 쌓은 옥을 터트린 것이다. 스마일 불꽃은 할약 위에 성을 스마일 모양으로 배열해놨기 때문이다.

타상연화로 스마일ㆍ호랑이ㆍ부채 등 특정 모양 불꽃을 만들려면 불꽃의 방향을 조정하기 어렵다. 추진약 폭발로 힘을 받은 옥은 회전하면서 하늘로 솟구친다. 빙글빙글 돌면서 일정 고도까지 오른 옥이 터질 때 성의 형태가 뒤집혀 있다면 불꽃 모양도 거꾸로 나타나게 된다. 문 차장은 “같은 스마일 불꽃이라도 어떤 건 제대로, 다른 건 거꾸로 터지는 이유”라며 “방향을 맞추기 어려워 타상연화로는 글자 불꽃을 잘 쏘아 올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글자 불꽃은 장치연화로 만든다. 글자 모양으로 불꽃 화약을 배열한 판을 특정 위치에 설치한 뒤 연소하는 방식이다.

해수욕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폭죽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문 차장은 “해수욕장 폭죽은 장치연화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전문적인 불꽃놀이용 옥과 비교했을 때 추진약의 양이 매우 적고, 성의 크기도 작다”고 설명했다.

놀이용 폭죽 중에 불꽃을 쏘아 올린 뒤 얼마 있다 또 불꽃이 솟구치는 식의 연발용 폭죽에는 지연도화선이 장치돼 있다. 세로로 여러 개의 성이 배열돼 있는 폭죽의 착화선에 불을 붙이면 두 번째 성과 연결된 지연도화선도 함께 탄다. 착화선에 가장 인접한 추진약이 불타면서 첫 번째 성이 솟구쳐 불꽃을 만들고, 이후 지연도화선이 다 탄 뒤 두 번째 성의 추진약이 폭발하면서 또다시 불꽃을 쏘아 올리게 된다. 그다음 성도 같은 방식으로 불꽃을 만들어낸다.

문 차장은 “지연도화선이 불량이면 다음 불꽃이 터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들쑥날쑥 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실명할 수도 있으니, 불꽃이 일정 간격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 폭죽 안을 들여다봐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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