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교통 정체와의 전쟁
호찌민시에서 차량(오토바이) 호출 서비스, 그랩 기사들이 승객을 나르고 있다.

동남아 대도시들이 최악의 교통체증을 앓고 있는 배경은 빠르게 늘고 있는 자동차가 첫손에 꼽힌다. 대중교통 부재와 각국 정부의 이 같은 고민 속에 그랩(Grab)과 고젝(Go-Jek)으로 대표되는 동남아 차량(오토바이) 호출서비스가 이 문제 해결책으로 주목 받았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시 그랩 운전사 응우옌 탄(34)씨는 “그랩 때문에 자동차가 덜 늘어난다는 것은 택시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동차를 안 산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며 “교통정체를 해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카카오택시와 비슷해 언제든 호출할 수 있고, 차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차량 공유서비스로도 불리며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시내 교통혼잡을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세안자동차협회(ASEAN Automotive Federation)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동남아 10개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수는 169만대로, 작년 동기(161만대) 대비 4.7% 성장했다. 전세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3.3% 성장했다. 실제 최근 베트남은 그랩의 서비스 일부를 하노이와 호찌민, 다낭 등 5개 도시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는데, 전통 택시와 토종 차량호출 업체 보호 목적과 함께 이들이 도심 정체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4월 우버가 동남아 시장을 그랩에게 넘기고 철수한 뒤 싱가포르의 경우 일반 택시보다 그랩 이용료가 더 비싸고, 베트남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이용 요금이 대폭 오르면서 ‘교통체증 문제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옅어지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