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초 5점 따라 잡힌 광주동성고
고승완 끝내기 안타로 위기 탈출
광주제일고 9-8로 누르고 16강
광주제일고 2루수 안정훈이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광주동성고와 32강전에서 3회말 1루 주자를 포스 아웃 시킨 뒤 1루로 송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역 강호의 자존심을 건 승부에서 광주동성고가 광주제일고를 따돌리고 봉황대기 16강에 올랐다.

동성고는 2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32강전에서 광주제일고를 9-8로 눌렀다. 청소년 대표팀 차출(광주제일고 내야수 김창평, 유장혁, 투수 정해영ㆍ동성고 투수 김기훈)로 인한 전력 누수 속에 만난 두 팀의 승부는 8-8로 맞선 9회말 1사 1ㆍ2루에서 터진 고승완(2년)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동성고가 웃었다. 고승완은 “상대 투수의 직구만 노렸다”며 “올해 주말리그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팀을 상대로 개인 첫 끝내기 안타를 쳐 더욱 짜릿하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대회를 한 차례씩 제패한 동성고(청룡기)와 광주제일고(황금사자기)는 봉황대기에서 만났다 하면 불꽃 튀는 승부를 펼쳤다. 대표적인 명승부는 2004년 결승전과 2005년 준결승전이다. 2004년 34회 대회 때는 결승에서 맞붙어 연장 12회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이튿날 재경기를 펼쳐 동성고가 2-1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이듬해 35회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쳐 광주제일고가 2-1로 설욕했다. 당시 동성고는 한기주(삼성), 광주제일고는 나승현(전 롯데)이라는 특급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2008년과 2010년엔 1회전, 2회전에서 격돌해 모두 광주제일고가 웃었다.

2010년 이후 8년 만에 봉황대기에서 재회한 두 팀은 역시 치열하게 싸웠고, 동성고의 짜릿한 1점차 승리로 끝났다. 김재덕 동성고 감독은 “에이스 김기훈 없이 투수들이 잘 던져줬지만 마지막에 흔들렸다”며 “그래도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전엔 숙적이었지만 지금은 선의의 라이벌”이라면서 “올해 한번씩 우승했을 때도 서로 축하해줬다”고 지역 라이벌 관계를 설명했다.

광주제일고 전광진이 6회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동산고 9-6 경주고
광주동성고 9-8 광주제일고
경남고 10-7 김해고
공주고 8-4 마산용마고

동산고가 가장 먼저 16강 티켓을 끊었다. 동산고는 4-4로 맞선 4회초 1사 만루에서 4번 이정재(3년)의 3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경주고는 이정재의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하지 못하고 점수를 준 것이 뼈아팠다. 5-4로 1점 앞선 동산고는 5회초에 안타 2개와 2루타 2개로 4점을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동성고는 8회까지 8-3으로 앞서 16강 진출을 눈앞에 두는 듯 했지만 9회초에 대거 5점을 헌납했다. 특히 광주제일고 4번 한지운(2년)의 힘이 실린 타구를 좌익수 허진(2년)이 점프해 잡아내는 호수비가 없었다면 경기를 완전히 내줄 뻔 했다. 원점에서 시작한 9회말 공격에서 동성고는 끝내기 기회를 잡았고, 고승완이 바뀐 투수 김지민(1년)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마침표를 찍었다.

에이스 서준원(3년), 중심 타자 노시환(3년), 김현민(3년)이 대표팀 합류로 빠진 경남고는 고영우(2년)가 2회말 만루 홈런을 터뜨리는 등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김해고를 제압했다. 공주고는 마산용마고를 상대로 1회 1점, 2회 4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한 뒤 앞선 점수를 끝까지 지켰다.

야탑고 7-6 라온고
인천고 6-5 광주진흥고
덕수고 12-2 군산상고(5회 콜드)

신월구장에선 ‘디펜딩 챔피언’ 야탑고가 라온고에 진땀승을 거두고 32강에 합류했다. 1, 2회 열띤 공방전을 펼친 두 팀은 5-4로 리드한 야탑고가 4회초와 6회초에 1타점 적시타를 친 박민(2년)의 활약에 힘입어 7-4로 달아났다. 7회말 라온고가 2점을 내고 턱밑까지 따라오자 야탑고는 박명현(2년)을 마운드에 올려 1점 차를 지켰다. 박명현은 3이닝 퍼펙트 투구를 했다.

인천고도 힘겹게 광주진흥고의 추격을 뿌리치고 2회전을 통과했다. 6-2로 앞서던 인천고는 6⅓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던 에이스 백승건(3년)이 한계 투구 수(105개)에 걸려 강판한 뒤 고비를 맞았다. 박시후(2년)와 조현빈(2년)이 뒤를 이어 등판했지만 각각 1실점, 2실점하며 9회말 6-5로 쫓겼다. 그러나 구원 등판한 김동현(2년)이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서울의 강호 덕수고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5회 콜드게임 승으로 제치고 32강행 막차를 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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