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제로페이’ 내년 도입
“정부 개입 지나치다” 목소리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22일 내놓은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지원 대책에는 영세ㆍ중소 사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가 포함됐다. 내년 1월부터 연 매출 5억원 이하의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에게 현행 수수료율보다 낮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카드업계는 정부가 수수료 인하 정책을 남발하며 카드사에 부담을 전가한다며 항변하고 있다.

이번 대책으로 우대수수료를 적용 받는 대상은 보안 인프라를 갖출 여력이 안돼 카드 결제에 필요한 전 과정을 전자결제대행업체(PG사)에 맡긴 영세ㆍ중소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다. 이들은 실제 매출액이 적은데도, 가맹 계약을 맺은 PG사의 연 매출을 기준으로 책정된 카드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불이익을 겪고 있다. 금융위는 온라인 판매업자의 경우 결제액의 3% 수준인 수수료율이 내년부터 1.8~2.3%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택시 사업자는 수수료율이 1.5%에서 1%로 낮아져 연간 10만원가량 수수료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을 위한 간편결제 시스템 ‘제로페이’도 내년에 도입된다. 제로페이는 QR 코드를 활용한 은행계좌 이체 방식으로, 카드 결제망을 거치지 않아 관련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정부는 제로페이 활성화 차원에서 제로페이 이용에 40%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제로페이가 신용카드를 10%만 대체해도 연평균 2,000억원의 카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카드업계는 난색이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겠다며 카드사에 부담을 지우는 정책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으로 온라인 판매업자로부터 1,000억원, 개인택시 사업자로부터 150억원의 수수료 수입 감소가 예상되고, 오는 12월 발표될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에 담뱃세를 편의점 매출에서 제외하는 안이 포함될 경우 1,750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수수료 인하 등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8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4,524억원) 급감한 9,669억원에 그쳤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잦은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은 수수료 산정체계의 근간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정책에 대해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정부가 세금을 동원해 제로페이를 육성하는 형국인데, 카드 산업 위축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찮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용 거래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정부 뜻대로 제로페이를 즐겨 사용할지도 미지수다. 신용거래를 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대안으로 QR코드 결제가 발달한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신용카드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국가로 꼽히고 있어 소비자가 결제수단을 바꿀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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