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 광고 안 찍지만 ‘청각 장애인 돕자’ 동참… 영화 촬영장엔 회식비 쾌척

“장애인이 만드는 착한 브랜드”
출연료 안 받고 사비 들여 촬영
/그림 1 가수 이효리가 문재인 대통령 구두로 유명한 ‘아지오’ 수제화를 를 신고 제주에서 찍은 사진. ‘구두 만드는 풍경’ 제공

가수 이효리는 상업 광고를 찍지 않는다. 록밴드 롤러코스터의 기타리스트 출신 이상순과 2013년 결혼해 제주로 내려가 살면서부터다. 공존과 환경을 고민하며 자연에서 터를 잡은 뒤 지키고 있는 신조다. 지난해 6월 이효리가 6집 ‘블랙’을 낸 이후 광고 섭외 문의가 쏟아졌지만, 이효리는 모두 고사했다. 공익 목적의 광고가 아니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버리지 않았다.

그런 이효리가 최근 구두 광고 모델로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은 구두’로 화제를 모은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의 모델이 됐다. 공익 광고도 아닌데, 이효리가 마음을 바꾼 걸까. ‘아지오’ 제작사인 ‘구두 만드는 풍경’의 유석영 대표에게 들은 사연은 이렇다. 작곡가 유희열과 작가 유시민은 4월 아지오가 여성 구두를 출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유희열과 유시민은 아지오 모델이어서 회사 관계자와 식사 중이었다. 유희열은 즉석에서 이효리를 모델로 추천하면서 이효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효리는 모델 제안을 곧바로 수락했다. 아지오가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주는 착한 브랜드라는 걸 알고서다. 아지오는 청각 장애인들이 만드는 구두다. ‘구두 만드는 풍경’은 청각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려고 만든 협동조합체제의 사회적 기업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부딪혀 경영 악화로 2013년 잠시 문을 닫기도 했다.

이효리ㆍ이상순 부부가 제주에서 찍은 '아지오' 광고 사진. 모델료는 구두 한 켤레가 전부였다. ‘구두 만드는 풍경’ 제공

이효리의 상업 광고 출연료는 6개월 단발 기준으로 최소 5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아지오 광고 모델로 나서면서는 출연료를 받지 않았다. 유 대표가 이효리의 제주 집으로 부쳐 준 구두 두 켤레 빼고는. 광고 사진도 이효리가 사비를 들여 찍었다고 한다. 유 대표는 “효리씨 부부가 아지오 구두를 나란히 신고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 줬다”며 “사진 작가도 효리씨가 직접 섭외했다”고 전했다.

이효리의 ‘따뜻한 행보’는 극장가에도 화제가 됐다. 이효리는 최근 개봉한 영화 ‘공작’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2005년 국내 통신사 광고를 함께 찍은 이효리와 북한 무용수 조명애가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이효리는 지난해 7월 광주에서 분량 촬영을 마친 뒤 제작진에게 회식비를 전달했다고 한다. ‘공작’의 국수란 PD는 “‘스태프들 고생 많이 하신다. 얼마 안 되지만 회식할 때 보태시라’며 효리씨가 봉투를 건네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효리가 쏜 회식비는 스태프들에게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공작’ 제작사인 월광은 영화 촬영이 모두 끝난 뒤 ‘배우, 제작진이 뽑은 베스트 스태프 3명’을 선정해 이들에게 상금으로 나눠 줬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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