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밤 세일전자 대표 장례식장 방문
유가족, 면담 자리서 화재 관련 자료 요구
오전에 다시 만나 유가족 요구사항 점검
세일전자 “4층에 유독물질 없고, 스프링쿨러도 설치”
유가족 “인천시, 남동구 유가족 접촉도 없어”
21일 오후 3시 43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연합뉴스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사고 유가족들이 세일전자 측과 면담을 가지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세일전자 측은 “유가족 편에 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등은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인다.

22일 유가족들과 안재승 세일전자 대표의 면담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조사 ▦유가족이 포함된 합동조사단 ▦합동 분향소 설치 등을 요구했다. 특히 화재와 관련한 공장 설계도, 화재 점검표 등 세일전자 측에서 제공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제공해줄 것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유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 유가족 편에 서 사고 수습 최선을 다하겠다”며 “합동 분향소 설치 등 요구사항들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유가족들은 세일전자 측을 다시 만나 요구사항에 대한 답을 듣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이날 면담 자리에서 세일전자 측은 불이 짧은 시간에 번진 상황에 대해 “의아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 대표는 4층에서 불에 쉽게 타는 물질이 무엇이 있냐는 유가족들의 질문에 “공장은 화재에 우선해서 항상 투자했다. 대표인 내가 직접 진두지휘했다”며 “(불이 난) 4층은 완제품 검수와 포장이 주로 이뤄지는 곳이라 유독물질이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스프링쿨러도 설치돼 있다. 작동 여부는 국과수 조사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이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유가족은 “딸 시신을 보면 머리카락 한 올 안 타고 입과 코 주변이 연기로 그을려 있다. 유독가스에 질식했다는 것”이라며 “스프링쿨러가 작동했으면 대피할 수 있었을 거 아니냐. 그런데 시신을 만져보면 물에 젖기는커녕 뽀송뽀송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화재 대비 대피 계획이라도 있었을 거 아니냐”며 “화재를 우선 순위로 투자했으면 이 정도는 기본 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 가족만 대피를 늦게 하게 된 것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유가족들은 사상자들이 병원에 실려와 빈소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관계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수수방관하는 모습에 분노했다. 유가족 중에는 가족의 사망 사실을 화재 발생 3시간 뒤에나 지인을 통해 전해 듣고 직접 소방서에 연락해 확인한 경우까지 있었다. 한 유가족은 “화재 사실을 뉴스로 접하고 혹시나 공장을 찾았다가, 현장에서 가족의 사망사실을 확인했다”며 “제대로 된 회사라면 직원들이 다치고 죽었는데 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연락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사고 발생 이후 회사 관계자뿐 아니라 시청 및 구청 관계자들이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도 없었다는 점을 토로했다. 유가족 모임 임시 대표를 맡고 있는 강성구씨는 “남동구청에서 ‘사고수습본부’를 차렸다지만, 정작 유족들과는 전혀 접촉하지 않고 있다”며 “현장 수습도 사고 수습이지만 가족 잃은 유가족들에게 사고 경위부터 지금까지 조금이라도 밝혀진 것은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가족들은 세일전자 측에게 인천시와 남동구 등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도 요구해놓은 상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등은 이날 오전 10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유독 가스로 상당수가 질식사한 것을 미뤄 봐, 화재 원인을 비롯해 유독가스 원인, 스프링쿨러 작동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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