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개월 만에 사실상 탄핵

은처자 의혹은 끝까지 부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임기 4년인 총무원장에 취임한지 약 10개월 만이다. 그는 은처자(숨겨둔 아내와 자녀)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설정 스님은 21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잘못된 한국 불교를 변화시키려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못 이루고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처자 의혹은 끝까지 부인했다. 이어 주지, 방장을 지낸 충남 예산 수덕사로 돌아갔다. 설정 스님은 사실상 탄핵됐다. 16일 종단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해임) 결의안이 가결됐고, 22일 종단 원로회의에서 결의안이 인준될 가능성이 컸다.

조계종은 차기 권력을 둘러싼 세력 대결로 한동안 요동치게 됐다. 자승 스님이 이끄는 종단 주류는 중앙종회가 수습을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젊은 승려들이 주축인 비주류는 설정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뽑은 중앙종회도 쇄신 대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재로선 비주류가 다소 열세다.

조계종 종헌종법엔 60일 안에 새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돼 있다. 중앙종회가 해산되지 않는 한, 차기 선거도 주류 판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총무원장 권한대행은 총무부장인 진우 스님이 맡는다. 그는 21일 특별담화문을 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종헌종법 질서에 따른 종단의 안정과 화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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