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희망버스 괴롭히기 소송 선고에 대한 입장 발표' 회견에서 서채완(왼쪽부터) 변호사, 송경동 시인 등이 "희망버스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서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경동(51) 시인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송 시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김행순)는 21일 국가와 경찰 14명이 송 시인과 박래군(57) 인권재단 사람 소장 등을 상대로 낸 1,528만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송 시인이 국가와 경찰 10명에게는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앞선 형사재판에서, 2차 희망버스에 대한 경찰의 해산명령이 ‘미신고 집회’라는 정확한 해산사유를 고지하지 않아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확인된 만큼, 이로 인해 야기된 시위대와 경찰병력의 충돌에 대해선 송 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다. 경찰관 10명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자연적으로 치유될 정도의 가벼운 상처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부상 정도가 심한 경찰 4명에게는 각각 33만~360만원 등 총 480여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송 시인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해 309일간 크레인 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해 2011년 5월 인터넷 카페를 통해 희망버스를 제안한 후 6~10월에 모두 5차례에 걸쳐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이 중 2011년 7월 9일 2차 희망버스 지지방문에서 송 시인이 7,000명 규모의 집회를 주도, 김 위원이 농성 중인 크레인으로 가다가 그 과정에 진압하려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에 국가와 경찰은 “시위대로 인해 부상을 입고 기물이 파손됐다”며 1,528만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송 시인이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크레인으로 가도록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했다”며 청구액대로 배상하도록 선고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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