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자영업자에 구직지원금
저소득층 노인 기초연금 인상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등
한국형 실업부조 조기도입 합의
삐걱대던 사회적 대화 급물살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실업급여 신청, 상담을 위해 방문한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첫 노사정 합의는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저소득층의 소득보장을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 조기 도입으로 21일 정해졌다. 계속되는 고용과 소득분배 지표의 악화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노사정이 그간의 불화를 털고 어렵사리 의견을 모은 셈이다. 이번 합의를 시작으로 개점휴업 상태였던 사회적 대화도 다시 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노사정 대표자회의 산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취약계층의 소득보장 및 사회서비스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ㆍ발표했다. 우선 영세 자영업자들이 폐업하고 구직활동에 나설 경우 정부가 소득을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앞서 정부는 내년부터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저소득층 청년에게 한 달 50만원 한도로 6개월 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고, 2020년부터는 고용보험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근로빈곤층을 지원하는 한국형 실업부조로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한국형 실업부조를 당초 2020년 도입보다 앞당겨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는 이들에게 먼저 지원해야 한다”며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취약계층의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인빈곤대책과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책도 내놨다. 2021년에 3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예정된 기초연금을 저소득층 노인에 대해서는 적용시기를 앞당기고, 가족(부양의무자)이 있다는 이유로 저소득층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되는 것을 막는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시점도 당초 계획(2022년)보다 서둘러 추진하라는 권고다. 아울러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40% 이상 상향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확대 등 공공사회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이날 합의문은 노사뿐 아니라 정부가 합의의 주체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이 높다. 관련 부처는 이날 합의문을 토대로 세부 내용을 조율해 빠른 시일 내 정책을 도입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노사정 합의의 배경에는 나날이 나빠진 고용지표가 있다. 당초 사회안전망개선위는 10일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려 했으나 정부(고용노동부ㆍ기획재정부ㆍ보건복지부) 측 위원들이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그 사이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 지표의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5,000명 증가하는 등 ‘참사’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하자 정부 측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삐걱대던 사회적 대화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다음달 4차 회의를 열어 사회안전망개선위를 포함한 의제별위원회 논의 결과 보고 등을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한 반발하며 탈퇴, 중단된 지 4개월 만의 일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공식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발전위원회도 민주노총이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10월 후 정식 출범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com

[저작권 한국일보]그래픽=박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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