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이란전 앞둔 골키퍼 조현우
핵심 수비 김민재 경고 누적으로
수비진 리드까지 맡아야 할 상황
AG서 승부차기 지금까지 2차례
모두 이란 상대, 1승 1패 전력
인도네시아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 6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훈련에서 이를 악물고 공을 막아내는 조현우. 파주=연합뉴스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내가 막아서 승리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김학범호의 수문장 조현우(27ㆍ대구)가 당차게 외쳤다.

한국은 23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이란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을 치른다. 이란은 주장인 골키퍼 메흐디 아미니 자제라니(22)를 뺀 19명이 21세 이하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내다본 멤버다. 그러나 이란은 월드컵 최종예선과 아시안컵,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서 늘 한국을 괴롭힌 ‘숙적’이다. 절대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조현우의 어깨가 무겁다. 조현우와 함께 와일드카드(팀 당 3명까지 23세 초과 선수 선발 가능)로 뽑힌 황의조(26ㆍ감바 오사카)와 손흥민(26ㆍ토트넘)은 한 번씩 이름값을 했다. 황의조는 바레인과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손흥민은 최대 고비였던 키르기스스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15일 바레인과 첫 경기에서 선방하는 조현우. 반둥=연합뉴스

이제 조현우 차례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22ㆍ전북)가 경고누적으로 이란전에 뛸 수 없어 조현우의 수비 리드가 더욱 중요해졌다. 16강부터는 전ㆍ후반 연장까지 스코어가 같으면 곧바로 승부차기에 들어간다.

조현우는 2013년 대구 입단 후 27개의 페널티킥(PK) 중 4개를 막았다. 방어율은 약 15%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조현우는 러시아월드컵 때도 조별리그 3경기 내내 눈부신 선방을 보였지만 PK는 두 개 다 허용했다.

한국 축구에서 PK를 가장 잘 막는다고 알려진 이운재(45ㆍ수원 GK 코치)의 경우 은퇴 전까지 통산 56개 중 11개를 막아 방어율이 약 19%였다. 축구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세계적인 골키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잔루이지 부폰(40ㆍ파리 생제르맹), 이케르 카시야스(37ㆍ포르투)의 PK 방어율은 각각 29%(101개 중 30개 선방), 21%(90개 중 19개 선방)다. 그러나 다른 골키퍼들의 자료에는 키커의 실축도 포함된 반면 조현우는 4개 모두 스스로 막아낸 경우다.

이용발 대구 GK 코치는 “팀이 PK를 내줘 패배 위기에 빠졌을 때 조현우의 방어가 훨씬 좋았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라며 “현우가 몸이 빠르고 팔이 길어 키커들이 부담을 갖는다. 키커와 수 싸움에도 능해 승부차기에 들어가면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현우도 “일단 무실점으로 선수들이 편하게 이길 수 있도록 중심을 잡는 것이 먼저다. 승부차기까지 안 가는 게 좋다”면서도 “(승부차기)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다. 솔직히 자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축구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적은 딱 두 번 있는데 공교롭게 상대가 모두 이란이었다. 1986년 서울 대회 8강에서 이란과 1-1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2002년 부산 대회 때는 4강에서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해 눈물을 삼켰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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