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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SBS 축구해설위원이 ‘자학’ 해설로 네티즌 호평을 이끌어내며 해설가 데뷔 무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른바 ‘신박(신기)한 해설을 하겠다’는 공약을 지킨 셈이 됐다.

최 위원은 20일 밤 9시(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반둥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카-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3차전 한국 대 키르기스스탄의 경기로 해설가 데뷔전을 치렀다. 최 위원은 경기 전 “신박(신기)한 해설을 하겠다”며 “선수들이 이길 수 있도록 좋은 기를 넣어주는 해설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었다.

다짐은 허언이 아니었다. 확연한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표팀이 시종일관 답답한 공격 패턴을 보였던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의 천금 같은 결승골과 함께 시청자들 눈길을 사로잡은 건 최 위원의 거침 없는 입담이었다. 최 위원은 전반 28분 대표팀 황인범(아산)이 날린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한참 벗어나자 “제가 좋아하는 황선홍 선배의 슈팅을 보는 것 같습니다”라며 뜬금없이 황선홍 전 감독을 호출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황 전 감독이 저지른 슈팅 실수를 농담처럼 언급한 것이다.

후반전엔 스스로를 ‘디스’하기도 했다. 최 위원은 후반 19분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슛이 골대 위를 넘어가자 “옛날 (2002년 한일월드컵) 미국전에서 저를 보는 것 같다”며 자조 섞인 말을 뱉었다. 최 위원은 당시 결정적 골 찬스를 날려 비난을 산 바 있다. 본인에게 충분히 아팠을 기억까지 웃음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네티즌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한 네티즌은 21일 최 위원 관련 기사 아래 “해설이 담백하니 너무 좋았다. 자학 개그로 ‘빵’ 터뜨려 주기까지 했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해설 듣다가 뿜었다. 너무 웃기고 재미있었다”며 “이렇게 신선하고 웃긴 해설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대체로 ‘첫 해설치고 나쁘지 않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최 위원은 23일 밤 9시 한국 대 이란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에서도 마이크를 잡는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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