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이성호 인권위원장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29일 오후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충남인권조례 폐지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퇴임을 앞둔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신설되는 대체복무는 징벌적 성격이거나 군 복무와 연계돼서는 안 된다”며 차기 인권위원장에게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인권 강화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20일 출입기자단과의 고별 오찬 간담회에서 이 위원장은 “인권과 관련해 가시적 제도 변화는 이뤄냈지만 성 소수자, 난민 등 약자의 인권 문제와 혐오의 확산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3년 임기의 소회를 밝혔다. 법관 출신으로 2015년 8월 13일 제7대 인권위원장에 취임한 이 위원장은 오는 23일 최영애 차기 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임기를 공식적으로 마치게 된다.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 규정 없는 병역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대체복무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복무기간을 현역의 두 배로 늘리고 지뢰 제거 등에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며 “이는 국제적 인권기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대체복무 형태는 민간적 성격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형제와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공식적인 모라토리엄(중단)을 선언하고 대체 형벌 등의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임기 중 최대 성과로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에서 A등급을 받은 것을 꼽았다. 그는 “취임 당시 인권위는 사면초가 위기에 놓였었다”며 “국제적으로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로부터 B등급이 될 위기에서 3번이나 등급 판정 보류를 받아 4번째 심사를 앞두고 있었고 국내적으로도 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아 협력관계가 단절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이 위원장은 인권위를 헌법기구화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인권위가 독립기관이라고는 하지만 정권에 따라 많이 흔들렸다”며 “이를 막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한 것 중 하나가 헌법기구화인데 결국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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