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에게도 무차별적 성희롱
스토킹 이어지고 보복 두려워
피해자들 신고조차 못하고 끙끙
SNS 메시지를 통해 이뤄지는 온라인 캣콜링. 독자 제공

직장인 김모(25)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하기 전에 겁부터 먹는다. 낯선 남자들이 ‘첫눈에 반했다’, ‘만나고 싶다’며 하루 수십 통씩 온라인 쪽지를 보내기 때문. 쪽지 수신을 차단해도 다른 계정으로 다시 전송하기에 소용없었다. 계정을 지우면 되지만 오랜 시간 기록해놓은 것들이 많아 결정하기도 어렵다. 김씨는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들이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SNS를 이용하는 여성들이 ‘온라인 캣콜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캣콜링이란 길거리 등에서 낯선 남성이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고 성희롱을 하는 행위를 뜻한다. 온라인의 익명성을 악용해 성희롱을 일삼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장기간 SNS를 사용하다 하루아침에 피해를 입는 여성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성들은 온라인 캣콜링에 불쾌감을 넘어 공포를 느낀다. 비실명으로 추파를 던지기 때문에 혹시나 자신 사진으로 몹쓸 짓을 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크다. 심한 경우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하는 온라인 스토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스포츠 강사 이모(27)씨는 “캣콜링하는 남성들에게 욕이라도 하고 싶지만 보복이 두려워 그러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캣콜링도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나체 사진을 대뜸 보내며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성도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636명 중 18.9%가 10대 때 처음으로 온라인 음란메시지를 받은 바 있다. 중학생 A(15)양도 그런 피해자 중 한 명. 지난해 말 SNS에 자신의 얼굴 사진을 공개한 뒤 아버지뻘 되는 남성에게까지 무차별적 성희롱에 시달려야 했다. A양은 얼마 지나지 않아 SNS를 폐쇄했다.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온라인 캣콜링은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익명이라 피해자들은 신고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피해자들은 가해자 인적 사항을 알지 못해 법적 처벌을 요구할 수 없는 실정이고, 가해자들은 (온라인 캣콜링이) 성폭력이라는 인식이 없다”며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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