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北에 후보지 3곳 제시
선정 땐 궁예도성 유적발굴 가능
6월 25일 강원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 일대에서 열린 '타임머신 1950' 행사를 통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이 공개됐다.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홍천=연합뉴스

경기 파주시ㆍ연천군, 강원 철원군ㆍ양구군ㆍ고성군 등 6ㆍ25전쟁 당시 격전지 5곳 중 1곳에서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이 개시될 전망이다. 남측 철원ㆍ김화와 북측 평강을 잇는 ‘철의 삼각지’가 유력한 후보지다.

국방부 당국자는 20일 “유해발굴감식단이 공동 발굴 후보지로 파주ㆍ연천ㆍ철원ㆍ양구ㆍ고성 등 5곳을 검토해 왔고, 지난달 31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이 중 3곳을 후보지로 북측에 제시했다”며 “현재 팩스 등으로 북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시범 지역 1곳부터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군이 검토한 후보지 5곳은 모두 6ㆍ25전쟁 때 전투가 치열했던 곳들이다. 파주는 벙커고지 전투, 연천은 베티고지 전투, 철원은 백마고지 전투, 양구는 가칠봉 전투, 고성은 월비산 전투로 각각 유명하다.

특히 남측 철원군 철원읍ㆍ김화읍과 북측 평강군 평강읍을 연결하는 철의 삼각지가 시범 지역으로 뽑힐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군 당국자 전언이다. 휴전을 앞두고 유엔군과 공산군이 격렬한 고지 쟁탈전을 벌이는 바람에 백마고지 전투에서 발생한 사상자만 중공군 1만여명, 한국군 3,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이 지역에 후고구려 유적지인 궁예도성이 온전히 보존돼 있을 공산이 커 공동 유적 발굴도 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남북 간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 발굴까지는 시간이 꽤 필요할 듯하다. 우선 과거 전투 기록과 참전 용사 증언 등을 토대로 발굴 지역 범위를 좁혀야 하고, 다음에는 지뢰 제거 작업이 이어져야 한다. DMZ 내에 매설돼 있는 지뢰가 워낙 많아 이를 없애는 데에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착수만 된다면 의미는 크다. 국방부 관계자는 “6ㆍ25전쟁 이후 처음으로 DMZ 남북 유해 공동 발굴이 성사되면 남북관계 개선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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