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는 없다] <25> 신촌 퍽치기 살인사건

영화 '베테랑' 속 형사들이 잠복근무 하는 모습

짙게 선팅된 차량, 밖을 주시하느라 붉게 충혈된 눈. 행여 시동을 켰다가는 들킬 수 있으니 한여름과 한겨울에도 에어컨이나 난방은 금물이다. 자리를 비울 수도 없으니 식사도 차 안에서 해야 한다. 대부분은 짜장면을 시켜 먹기 마련. 입으로는 면을 우물거릴지라도 용의자가 나타나는 순간 곧장 튀어나갈 수 있도록 몸은 늘 긴장 또 긴장 상태여야 한다.

경찰이 범인이 있거나 출몰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에 몰래 숨어서 지키는 ‘잠복수사’는 기초적이면서도 일반적인 수사기법 중 하나다. 경찰이 등장하는 영화에는 빠질 수 없는 장면이고, 심지어는 ‘잠복근무’라는 동명의 영화가 있을 정도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형사 하면 곧 잠복수사를 떠올리게 된다. 실제 잠복수사는 최신 과학수사 기법들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현장’을 지켜내는 경찰들에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수사기법이기도 하다.

특히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가 적은 상황에서 범인이 일정한 수단이나 습벽을 통해 반복적인 범행을 저지를 때 잠복수사는 유용하다. 강도나 절도, 사기나 약취유인 등 범죄 중에서도 ‘반복성’이 강한 연쇄사건의 경우 범행시간이나 장소를 추적해 ‘그곳을 지키고 있으면’ 범인을 검거할 가능성도 높다.

잠복수사는 외부잠복감시와 내부잠복감시로 나눌 수 있다. 외부잠복감시란 대상자(용의자)가 배회하는 곳, 즉 인근의 상점이나 주택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감시에 간격이 생기지 않도록 조를 짜 1개소에 2명 이상을 배치하고, 장시간 일정장소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의심을 피하기 위한 행동 위장도 필수다. 몸을 숨길 적당한 장소가 없을 때는 상인이나 노숙자 같이 지역 환경에 알맞은 인물로 변장하기도 한다.

내부잠복감시는 외부잠복감시에 비해 조금은 예외적이다. 용의자 집이나 거주지에 직접 들어가 는 내부잠복감시의 경우 체포 직전 상황에서만 주로 이용된다. 이동 여부에 따라 고정잠복감시와 유동잠복감시로 나눌 수도 있다. 건물 안에서 망원경을 통해 상대편 건물을 감시하는 것을 고정 잠복감시, 변장을 하고 이동하면서 범인 자취를 쫓는 걸을 유동잠복감시라고 보면 된다.

잠복 수사가 검거에 기여한 사례는 요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3월 경기의정부경찰서는 무려 5개월간 잠복수사를 통해 오피스텔에서 성매매하는 남성 100여명을 일망타진했다. 같은 달 전주완산경찰서에서는 잠복 형사들이 타고 있던 차량을 비어 있는 일반 승용차로 오인, 절도를 시도하던 ‘차량털이범’이 현장에서 덜미가 붙잡힌 일도 있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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