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스코틀랜드 연주자 콜린 커리

클래식 타악기 연주자 콜린 커리
30일 서울시립교항악단과 협연
14개 악기를 쉴새없이 두드려
20세기 클래식에서 멜로디와 화성뿐 아니라 음향과 음색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무대 뒤편에 자리하던 타악기가 독주 악기로 도약했다. '세계에서 가장 섬세하고 대담한 타악주자'로 꼽히는 스코틀랜드 출신 연주자 콜린 커리가 9년 만에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제목 때문에 한번 들어보는 것 자체가 도전적일 거에요. 하지만 들어보면 독특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연주곡 제목이 정말 ‘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UFO’다. 미국 작곡가 마이클 도허티(64)가 1999년 작곡한 ‘타악기 협주곡’이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타악기 독주자가 무려 14가지에 이르는 타악기를 쉴 새 없이 두들겨대면서 UFO의 이미지를 소리로 그려낸다.

흥미로움 반, 난해함 반으로 다가오는 이 작품을 한국에 처음 선보일 연주자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콜린 커리(42)다. 30일 서울 잠실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을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에 앞서 이메일로 인터뷰한 그는 이 곡을 이렇게 소개했다. “UFO에 대한 미국 대중문화의 여러 이야기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인용한 장치들이 가득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다거나 하지 않아서 쭉 들어보시면 음악에 숨어 있는 유머를 관객들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타악기의 원래 자리는 오케스트라의 뒤편. 묵묵히 자리잡고 있다 결정적일 때 한방 날리는 악기다. 그런 타악기가 무대 앞으로 진출하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세기 들어 멜로디와 화성 못지 않게 음향과 음색이 중시하는 현대음악이 등장하면서 타악기의 매력도 재발견됐다. 커리는 “스트라빈스키, 슈토크하우젠, 불레즈, 메시앙와 같은 작곡가 덕분에 20세기 들어 타악기의 영역이 놀랄 만큼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커리는 클래식 타악기 연주자로는 이례적으로 10대에, 그것도 화려하게 데뷔했다. 어릴 때 전설적 재즈 드러머 버디 리치(1917~1987)와 진 쿠르파(1909~1973)를 통해 타악기에 빠져들었다. “넓게 보면 리치와 쿠르파가 최초의 타악기 독주자들이죠. 카리스마에다 관객을 끌어당기는 매력까지 겸비한 전설적인 음악가들이죠.” 그 뒤 클래식음악을 접하면서 타악기의 위엄을 한층 더 크게 느끼게 됐다. 커리가 생각하는 타악기의 매력은 “청중과의 소통”이다. “타악기는 누구나 한번쯤 연주해보고 싶다고 느낄 만큼 접근이 쉽다는 매력이 있어요. 시각적인 면이 강하고 리듬이 강조되는 공연에서는 관객과 직접적 소통이 가능하고요.”

커리는 스티브 라이히, 제임스 맥밀런, 칼 그루버 등 동시대 작곡가들의 창작곡을 초연하며 타악기 레퍼토리 확장에 힘쓰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 기악 연주자상을 받았다. 런던심포니, 로열콘세르트허바우 등 유명 악단과 협주 무대는 물론, 독주와 실내악 무대에서도 활약 중이다. 창작곡을 향한 열정은 “타악기를 통한 다양성 발현”을 위해서다. “타악기는 실험과 모험을 가능케 합니다. 작곡가들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타악기를 썼어요. 팝, 재즈, 미니멀리즘, 모더니즘 등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이 탄생했던 이유죠.”

타악기 레퍼토리를 낯설어하는 한국 관객에게 커리는 두 곡을 추천했다 “스티브 라이히의 ‘드러밍’은 반드시 들어봐야 해요. 타악기의 힘과 다양성을 보여주면서 놀랍도록 간결하고 신선하거든요. 제임스 맥밀란의 ‘타악기 협주곡 2번’은 타악기라는 악기가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곡입니다.”

커리는 30일 서울시향 협연 이후 다음달 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시향 타악기 파트 연주자들과 실내악 무대를 꾸민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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