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구체안 마련키로
‘더 내고 덜 받는’ 탓 가입자 적어
자영업 폐업 급증에 안전망 추진
기금 적자 커져 재정악화는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고용보험료를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기 부진으로 한해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고용보험에 가입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이들은 200명 중 1명 꼴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어나는 기금 적자에 임금 근로자의 보험료율을 인상하기로 한 상황이어서 재정 악화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현행 기준보수의 2.25%를 부과하는 자영업자의 고용보험료 인하에 공감대를 이루고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임금 근로자의 경우 고용보험료로 임금의 0.65%(사업자가 별도 0.65%)를 내지만 자영업자는 고용부 장관이 고시하는 7개 기준보수 중 하나를 골라 2.25%(실업급여 2%, 고용안정ㆍ직업능력사업개발 0.25%)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납입 부담이 임금 근로자에 비해 3.5배 수준이다. 이렇게 높은 보험료를 감수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자영업자의 실업급여 지급액은 월 최대 134만5,000원으로 임금 근로자(월 최대 180만원)에 비해 한참 적다.

정부는 2012년 개정 고용보험법 시행으로 근로자 50인 미만을 고용하거나 홀로 일하는 사업자에게 고용보험 가입이 허용된 이후 가입 기준을 완화하거나 수급 요건을 손보는 등 지속적으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 확대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많이 내고 적게 받는’ 구조 탓에 이들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2014년 0.46%(1만7,209명)로 최고점을 찍은 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 사이 과세 당국에 폐업 신청을 한 폐업자는 지난해 90만8,076명으로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90만 명을 넘었다. 특히 전체 폐업자 중 92.3%가 자영업자지만 이들을 감싸 안을 사회안전망은 부재한 실정이다. 정부는 이에 보험료로 운영하는 사회안전망인 고용보험에 대한 부담과 혜택이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에게 동일하게 돌아가도록 해 보호수준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자영업자 고용보험의 기준보수ㆍ보험료율 및 실업급여 수준 등을 손질해 가입률을 끌어올려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가뜩이나 해마다 고용보험기금의 적자폭이 커지는 상황이라 정부는 내년부터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현행 1.3%(노사 각각 0.65%)에서 1.6%(노사 각각 0.8%)로 올리기로 한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료율을 낮춰 가입자가 늘어날 경우 재정 안전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고용부 측은 “관련 제도의 활성화로 인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 확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 운영의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며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 간의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준보수ㆍ보험료율 등을) 재검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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