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까지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인 896개가 소멸위기에 처한다.” 2014년 민간전문가 조직인 일본창성회의가 낸 보고서 내용은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젊은 인구가 대도시에 집중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방 노령인구까지 줄어들어 결국 상당수 지자체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소멸위험 지수’라는 것이 근거다. 20~39세의 가임 여성 인구 추이에 주목, 이 인구 수를 65세 이상 노인 인구 수로 나누면 소멸위험지수가 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인구 감소로 인해 소멸위험이 높게 분류된다.

▦ 다급해진 일본 정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마을ㆍ사람ㆍ일 창생본부’를 만들어 중장기 대책마련에 나섰다. 50년 앞을 내다본 장기대책과 함께 단기목표를 책정한 ‘5년 종합전략’이 나왔다. 장기대책으로 2060년 기준 인구 1억 명을 확보하고 고용창출 인구유입 결혼ㆍ출산ㆍ육아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2020년까지는 우선 도쿄권과 지방권의 인구이동 균형을 맞추겠다는 단기전략도 짰다. 도쿄 인구유입을 억제하고 각종 정착지원금 등 유인책을 동원해서 지방으로 전출하는 인구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 일본 정부의 호들갑에 달가워하지 않는 시선도 있다. 인구 이동은 도시의 경제적 활력 차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지방소멸’이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지방재생 연구가인 후지나미 다쿠미는 저서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에서 이 용어의 불편함을 지적했다.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는 매우 무자비한 말이다. 선정적인 말에 선동당한 지자체가 경쟁하듯 이주자 대책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다. 보조금 등에 의존한 지자체의 인구 유치전은 과열이 불가피하다.“

▦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228개 시ㆍ군ㆍ구 중 ‘소멸위험 지역’은 89곳(39.0%)으로 조사됐다. ‘소멸위험 지수’가 0.5 미만인 곳이다. 소멸위험 지역은 2013년 75곳이었으나 5년 만에 14곳이 늘었다. 올해 추가된 곳은 부산 중구, 경북 경주ㆍ김천 등 도시지역도 있다. 특히 김천시는 한국도로공사가 이전한 곳으로 인구가 크게 늘었다. 2013년 대비 7,016명이나 인구가 늘었지만 20~39세 여성인구가 87명 증가하는데 그쳐 소멸위험은 오히려 높아졌다. 통계의 허상이 아닐 수 없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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