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조별리그 2차전서 말레이시아에 1-2로 져

손흥민이 17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2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반둥=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 한국이 171위 말레이시아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졌다. 아시안게임은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팀 당 3명까지 23세 초과 와일드카드 사용 가능)로 FIFA 랭킹의 기준이 되는 성인대표팀 경기는 아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아래인 말레이시아에 덜미를 잡혔다는 게 충격적이다.

1승1패(승점 3)를 기록한 한국은 말레이시아(2승ㆍ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처졌다.

한국은 20일 키르기스스탄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학범호가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그러나 조 1위가 아닌 2위를 기록하면 16강부터 험난한 일정을 각오해야 한다.

전반부터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이틀 전 바레인전과 같은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투 톱에는 1차전에서 나란히 골을 넣었던 황의조(26ㆍ감바 오사카)와 황희찬(22ㆍ잘츠부르크)이 섰다.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는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 반둥=연합뉴스

대승이 기대됐지만 상황은 의도와 다르게 흘러갔다. 킥오프 후 5분 만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말레이시아가 후방에서 길게 찬 공이 단숨에 한국 페널티 박스로 넘어왔다. 주전 골키퍼 조현우(27ㆍ대구) 대신 출전한 송범근(21ㆍ전북)이 공을 잡았다가 최종 수비수 황현수(23ㆍ서울)와 부딪혀 넘어지며 공을 놓쳤고 말레이시아 공격수 라시드 무하마드 사파위가 이를 잡아채 가볍게 밀어 넣었다.

다급해진 한국은 이후 거세게 상대를 몰아쳤지만 마무리의 세밀함이 떨어져 골은 넣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추가시간에 1골을 더 내줬다. 라시드가 황현수와 일대일 싸움을 이겨낸 뒤 한 템포 빠른 왼발 슈팅으로 다시 한국의 골 망을 흔들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11분 손흥민(26ㆍ토트넘)까지 교체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종료 3분 전 황의조의 만회골이 나왔지만 더 이상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은 지난 1일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축구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한국도 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기지 않았는가. 우리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한국은 대회 초반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되며 고개를 숙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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