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수십억원대 조세 포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인호(57ㆍ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는 17일 최 변호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벌금 50억원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00시간 명령도 더해졌다.

최 변호사는 공군 비행장 인근 주민들의 소음피해 소송 수임료를 세무 당국에 축소 신고하고, 그 차액을 수십 개의 차명계좌에 나눠 보유하는 식으로 63억여원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조세) 등으로 올 2월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63억여원 중 49억1,000여만원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탈세 과정에서 허위 입출금계좌와 가짜 약정서를 꾸민 혐의(사문서 위조 및 행사)도 유죄가 났다. 아울러 검사를 통해 자신의 비리를 폭로하려던 과거 동업자 조모씨의 구치소 접견녹음파일과 수용자 접견현황 등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포탈한 세금이 총 49억원 정도로 거액이고, 탈세 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ㆍ행사한 데다 검찰에 적극 요구해 사생활 자료를 넘겨 받아 사용했다”며 “법률전문가로서 전문지식을 악용해 사익을 꾀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다만, 부과된 세금 상당액을 납부하고 범행으로 생긴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로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도 참작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거액의 탈세를 저지른 중대 범죄임에도 사후에 수습한다고 실형을 면해줘 일각에선 ‘봐주기 판결’이란 비판도 나온다.

검찰은 앞서 소음피해 주민들의 배상금(지연이자) 14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최 변호사를 기소했으나 탈세 혐의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추가 기소했다. 횡령 혐의는 앞선 1심에서 무죄가 났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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