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플랫폼 ‘개방형 전략’ 가속
아마존-MS도 서비스 통합 나서
각 사 강점 합쳐 시장 선점 전략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가 탑재돼 있는 스피커 에코. 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지난 15일 인공지능(AI) 업계에 굵직한 소식이 들려왔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 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알렉사’와 ‘코타나’ 통합 작업을 시작했다는 얘기였다. 두 업체는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애플 ‘시리’ 구글 ‘구글 어시스턴트’에 대항할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경쟁사라 할지라도 특화된 강점이 확실하다면 서로 연합해 가입자 규모와 플랫폼 생태계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알렉사는 아마존 AI 스피커인 에코에 탑재돼 쇼핑, 음악재생, 검색 등 약 4만5,000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코타나는 윈도PC 기반으로 일정정리, 이메일 답장 등 약 250개 정도의 명령어를 수행할 수 있다.

PC로 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 플랫폼 ‘코타나’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MS 홈페이지 캡처

아마존과 MS의 서비스 통합으로 알렉사 이용자가 코타나를, 코타나 이용자가 알렉사를 불러내는 게 가능해진다. 에코에 “알렉사, 코타나 열어줘”식으로 불러낸 뒤 코타나 이용자만 쓸 수 있었던 기능들을 명령할 수 있다. 반대로 코타나 이용자가 알렉사를 불러와 모바일 쇼핑 등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통합 서비스는 미국에서 시범 테스트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AI는 애플 시리가 가장 먼저 진입한 시장이지만 아마존 구글 등이 AI 스피커를 내놓으면서 정보기술(IT)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모바일 쇼핑이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MS는 이번 협업으로 자력으로는 불가능했던 쇼핑 기능 등을 추가할 수 있고, 아마존은 PC에서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MS를 활용해 에코에 한정돼 있는 이용자 규모를 PC 영역까지 쉽게 늘릴 수 있다.

‘딥씽큐’ AI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LG전자 역시 일찌감치 타사 플랫폼에 문을 여는 개방형 전략을 펼쳐왔다.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로도 LG전자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했고, 네이버 ‘클로바’ 플랫폼을 자사 스피커에 탑재해 지식, 맛집, 교통, 검색 등 네이버 강점을 활용해 부족한 기능들을 채웠다. 구글은 AI 기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도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와 손잡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독자 서비스에만 한정돼 있는 삼성 ‘빅스비’도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통해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를 준비 중이어서, AI 합종연횡 구도에 새로운 변화가 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지금은 스마트폰, TV 등 자사 가전 제품 중심으로 빅스비를 탑재하고 있지만 항상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어 갤럭시 홈 출시를 계기로 구체적 협업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일상 생활 속에서 더 쉽게 AI를 체감하게 하려면 다양한 서비스를 단순한 음성명령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들간 협력 사례는 빠르게 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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