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방북 앞두고 샅바싸움
“여러 달 미사일∙핵 실험 없었고
미군 유해송환 등 계속 진전 중”
“북미관계 중국 때문에 타격 입어”
트럼프는 또 중국 배후론 제기
대북 제재 구멍 단속 강화하며
압박 지렛대로 협상 주도권 다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각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북미 간 대화와 관련해 “너무 머지 않아 큰 도약(a Big Step)을 만들어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미가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결단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가 중국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며 또 다시 중국 배후론도 제기했다. 트럼프 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제안한 상황에서 대북 제재 구멍 단속을 강화하며 샅바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북한 관련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에 “지난 여러 달 동안 북한에서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과 핵 실험이 없었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더 밝은 미래로 향하는 길에 대해 그들과 대화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5구의 유해가 돌아왔다. 앞으로 수십 구가 아니라 북한에서 전사한 수백 구의 장병 유해가 돌아올 수 있도록 국방부가 후속 단계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진전을 계속 이뤄가고 있으며 너무 머지않아 큰 도약을 만들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설명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북미간) 관계는 매우 좋아 보인다"면서도 “아마도 중국 때문에 약간 타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중국은 무역을 두고 내가 한 일에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국가로서 다른 선택이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빠져 나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 가는 돈이 수년 동안 연간 5,000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뭔가를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수 차례 중국 배후론을 제기해왔다.

이 같은 언급은 북미가 최근 판문점에서 실무 협상을 재개하며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조율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트럼프 정부가 대북 제재 구멍 단속을 강화하면서 대북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담판’을 앞두고 대북 압박이란 지렛대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이에 앞서 전날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불법 선적을 도운 중국과 러시아 기업 등 3곳을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며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최대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가 미국의 독자 제재에 반발해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러시아는 북한과 관련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명백하다”며 “더 이상 변명할 시간이 없고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2일 판문점 북미협상에는 지금껏 미 측 실무회담 대표로 주로 나섰던 성 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 대신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지난 주말 해리스 대사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만나 북미 고위급회담과 관련한 미 행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북미 간에는 판문점 채널 외에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미 뉴욕 채널과 통일전선부ㆍ중앙정보국(CIA) 라인 등 여러 소통 채널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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