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분 폐지 방침에 국회 안팎 반발 기류

국회가 외교, 통일, 안보 분야 최소액만 남기고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16일 밝혔다. 국회 의장단 몫(약 10억원 추정)만 남긴다는 건데, 액수와 용도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이 발표 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희상 의장님! 유인태 사무총장! 특활비 왜 남기십니까. 어디다 쓰려고요?’라고 질타하는 등 국회 안팎의 반발이 거세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하고 모든 특수활동비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예산 감시 시민단체 ‘세금 도둑 잡아라’의 공동대표인 하승수 변호사는 17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을 통해 “(특활비 관련 국회의 발표에) 상당히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사건 수사나 정보수집 활동에 쓰는 예산인데, 국회가 그런 일을 하는 기관이 아니므로 필요 없다는 것이다. 또한 20대 국회의 상반기 특활비 사용내역을 연말까지 공개하겠다는 것도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특활비가 국회 활동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소한의 돈도 없앤다면 국회가 해산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 변호사는 “1990년대 특활비가 생기기 전까지는 특활비 없이도 국회가 운영됐다”면서 “돈을 쓰는데 왜 영수증을 붙이지 않느냐. 이게 국민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이라는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더불어 “정말 필요가 있다면 국회가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말까지 특활비 사용내역을 공개하겠다는 것에 대해 하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두 차례나 (사용내역을 공개하라는) 확정판결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지연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같은 예산항목도 영수증을 붙이게 돼 있는데 국회가 영수증을 공개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국민들 앞에 돈을 어떻게 썼는지를 투명하게 밝혀야 제대로 된 제도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자체적으로 검증해서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국회의 입장을 두고는 “자체적으로 개혁한 사례가 없다. 국회에서 쓰는 돈은 늘 증액만 해왔고, 심지어는 감사원에서 감사할 때도 국회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회가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정보를 공개해서 시민단체나 언론의 검증과 평가를 받는 게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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