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에게 쌀을 먹인 남자
다카노 조센 지음ㆍ김영란 옮김
글항아리 발행ㆍ280쪽ㆍ1만4,000원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시골 마을을 구하라! 일본의 한 농촌지역 계약직 공무원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마을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투지가 발동한 그는 주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자신이 먼저 쌀 50가마니를 팔아오겠다고 호기롭게 약속한다. 궁리 끝에 그는 교황청에 편지를 쓴다. “우리 쌀을 드셔 보시지 않겠습니까?” 마을 이름 미코하라, 번역하면 신의 아들, 신의 아들은 곧 하느님의 아들, 그러니 교황에게 쌀을 선물해야겠다는 괴짜스러운 발상이었다. 물론 쌀의 우수한 품질을 자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웬걸. 교황이 진짜로 쌀을 맛봤다는 것이다. 이후 그 쌀은 교황 브랜드를 달고 불티나게 팔렸다. 이때도 그는 기지를 발휘한다. 도쿄 부촌의 주문은 받지 않고 “백화점에 문의하라”고 말해 결국 백화점에 쌀을 납품하게 만든 것이다. 마을에 이주할 외부인을 주민이 직접 선발하는 독특한 제도와 학생 농촌체험도 시행해 마을에 활기가 되살아났다. 슈퍼맨 버금가는 ‘슈퍼 공무원’의 활약상은 2015년 ‘나폴레옹의 마을’이라는 드라마로도 제작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일지 몰라도, 시도하는 것과 시도하지 않는 것은 천양지차다.”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 흥미진진한 이야기 곳곳에서 삶의 지혜가 반짝거린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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