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한국전 미드필더
유로2012 준결승 업적 등 불구
최근 브라질·그리스 프로팀 전전
뚜렷한 결과물 없어 논란 증폭
대한축구협, 오늘 공식 발표키로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49) 감독이 내정됐다.

지난 8일 유럽으로 출장을 가 여러 감독 후보들과 접촉했던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현지에서 사령탑 선임을 마무리 짓고 16일 귀국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와 관련 “17일 오전 감독 선임 발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축구협회는 기자회견 전까지 감독 선임에 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벤투 감독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포르투갈 출신 지도자가 국가대표팀을 맡는 건 움베르투 코엘류(2003년 2월~2004년 4월) 이후 두 번째다.

벤투 감독은 당초 1순위 후보는 아니었다. 김 위원장은 이란을 7년간 이끌며 아시아 최강팀으로 만든 포르투갈 출신의 카를로스 케이로스(65) 감독 등에게 가장 먼저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고액의 연봉, 장기 계약 등에서 이견이 컸다. 이란 신문 테헤란타임스는 전날인 15일 “케이로스 감독이 2019년 아시안컵까지 이란 대표팀 감독으로 잔류한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후보군을 넓혀 스페인 출신의 키케 플로레스(53), 크로아티아 출신의 슬라벤 빌리치(50), 벤투 감독과 차례로 만났고 벤투 감독을 낙점했다.

벤투 감독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다. 이 기간 유로 2012에서 준결승에 올라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후 유로 2016까지 포르투갈을 맡기로 계약을 연장했지만 2014년 9월, 유로 2016 예선에서 약체 알바니아에 0-1로 덜미를 잡힌 뒤 사임했다.

포르투갈 사령탑 시절 벤투(오른쪽) 감독. EPA 연합뉴스

그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포르투갈 프로축구 1부 스포르팅 리스본을 이끌며 229경기에서 139승51무39패를 기록해 60.7%의 승률을 기록했다. 2007년과 2008년 FA컵 2연패를 이끄는 등 컵 대회만 4차례 우승하며 토너먼트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를 이끌다가 지난 해 말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충칭 당라이 리판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 달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와도 인연이 있다. 선수시절 포르투갈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2002년 한일월드컵에 참가해 한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때 풀타임을 뛰었다. 한국이 박지성(37)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며 조 1위로 16강에 올라 4강 신화를 쓴 반면 포르투갈은 예선 탈락했다.

벤투 감독 선임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로 4강, 월드컵 참가 등의 경력은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 유력 후보로 지목했던 키케 감독의 경우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탄탄한 수비 전술을 초기에 완성한 지도자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그에게 한국행은 1순위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언론들은 16일 일제히 “플로레스 감독이 멕시코 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쏟아냈다. 또한 키케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 경험이 없고 2년 이상 한 팀에 머무르지 않는 등 이적이 잦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크로아티아 대표팀을 지휘했던 빌리치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점이 걸림돌이 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