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구속 여부 결정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로
실형 받은 사람 23년간 없어

재판부가 선거 불법 개입
중대성 인정 땐 구속 가능성도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특검의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이뤄질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수사의 최대 하이라이트다. 영장 발부 시 막판 수사에 힘이 붙어 특검 소기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지만, 기각되면 부실수사 및 무리한 영장 청구라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다음날 오전 10시30분부터 김 지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불법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당초 특검은 6ㆍ13 지방선거를 위해 드루킹 측에 도움을 요청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조사했으나, 선거법 위반 범죄사실은 구체적으로 소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업무방해 혐의만 영장에 적시했다.

특검은 발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드루킹 일당의 근거지인 경기 파주 느릅나무출판사(일명 산채)에서 불법 댓글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를 본 뒤, 사용을 허락했다고 보는 게 특검이 믿는 진실이다. 김 지사 앞에서 직접 킹크랩을 시연했다는 ‘둘리’ 우모(32ㆍ구속기소)씨 진술이 일관되고, 이 모습을 창문 밖에서 목격한 다수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증언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특검은 그러나 김 지사가 두 차례 소환조사에서 범죄혐의를 모두 부인했을 뿐만 아니라 유력한 증거 앞에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의 태도를 보여 증거인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박구원 기자

그러나 법조계에선 발부 가능성을 낮게 본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현직 도지사인 점을 고려할 때 드루킹 일당과 달리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압수수색을 진행해 증거가 확보된 만큼 추가 증거인멸의 우려 또한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구속될 경우 마비될 도정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김 지사의 전면 부인이 증거인멸과 연관돼 있긴 하지만, 한편으론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 하에 피의자 방어권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무방해 죄가 특검 소환에 성실히 응한 피의자를 구속시켜야 할 만큼 중대한 범죄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최근 23년 동안 법원 선고 기록을 살펴보면, 김 지사가 받는 혐의인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로 실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일당은 경찰 압수수색 현장에서 증거를 인멸해 긴급체포와 구속을 자초한 면이 있다.

다만, 범죄 사실과 별도로 특검 측에서 이번 사건을 단순히 포털사이트에 대한 업무방해가 아니라 대통령 선거에 관여하기 위한 중대 범죄였음을 강조하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검이 김 지사 측이 반박하기 어려운 물증을 제시할 경우에도 영장 발부 가능성은 높아진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압수수색 결과 김 지사가 누군가를 회유해 입을 맞추려 했거나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를 했던 정황 등이 포착됐다면 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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