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했던 시위 일자 앞당기고
남성에게도 문 열어 조직화 예고
수행비서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자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아온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에게 1심 무죄를 선고하자 여성단체들이 예정했던 성폭력ㆍ성차별 규탄 시위를 앞당기기로 하는 등 분위기가 격화하고 있다. 일부 단체에선 폐쇄적이던 기존 집회 형태를 고집하지 않고 남성의 참여를 허락하고, 참가자들간 직접적인 모임 가능성도 열어놓으면서 보다 개방적ㆍ조직적인 집회 개최를 예고했다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 행동’(미투운동시민행동)은 당초 오는 25일 개최 예정이던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 못살겠다 박살내자’ 끝장집회를 일주일 앞당긴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3일 홍익대 미대 누드크로키 현장에서 남성 모델 신체를 몰래 촬영한 여성이 징역 10월의 실형을 받은 반면, 다음 날 안 전 지사는 성폭력 혐의에도 무죄가 선고된 데 반발하며 긴급 집회를 열기로 했다.

‘안희정 감옥으로’ ‘사법부가 유죄’ ‘경찰은 편파수사’ 등의 구호를 예고한 이들은 여성만 참가하도록 한 ‘불편한 용기’ 주최 ‘성(性) 편파수사 집회’와 달리 집회 참가자 제약요건을 따로 구분해두지 않아 남성 참여도 가능케 했다. 또 참가자들이 행사 전후 특정 장소에 자발적으로 모여 유대감을 높이고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불편한 용기’도 아직 정확한 집회 일자와 장소를 공지하진 않았으나, 5차 집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문광장에서 지난 4일 열린 4차 집회에 주최측 추산 약 7만 명이 모인 것을 고려하면 안 전 지사 무죄선고 뒤 열리는 5차 집회엔 더 많은 참가자가 모일 가능성이 크다.

안 전 지사 무죄 판결 이후 남성혐오 온라인 커뮤니티인 ‘워마드’(WOMAD) 등 여성 커뮤니티도 불만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일부 회원들은 15일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대통령 탄핵’을 외치기도 했다. 100명 안팎의 여성들은 이날 행진에 참석해 ‘워마드 관리자 무죄’ ‘홍본좌(홍대 몰카 피의자를 가리키는 워마드 용어) 무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안희정 유죄” “문재인 탄핵하라” “문재인 재기하라(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빗댄 말로 ‘자살’을 의미)”는 등의 구호를 번갈아 외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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