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야기’ 경로, 한국이 적중
평균 예보는 미국이 가장 정확
“한국, 24시간내 예보 개선 필요”
2017년 한미일 태풍 진로예보 오차. 송정근 기자

지난 8일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4호 태풍 ‘야기’(YAGI)의 진로는 온 국민의 관심사였다. 기록적 폭염에 시달리는 한반도에 비를 뿌려 더위를 식혀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9일 오전 일본 기상청과 미국 해군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야기가 북한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으나 우리 기상청만 중국으로 진출한다는 예측을 내놨다. 야기는 13일 오후 3시 중국 상하이 서북서쪽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다. 이번 태풍은 우리 기상청이 3개국 가운데 태풍의 진로를 가장 정확하게 맞힌 셈이 됐다.

이번엔 한국이 맞혔지만, 최근 한미일 3개국 가운데 태풍예보 정확도가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15일 2017년 기상연감을 통해 지난해 발생한 27개 태풍에 대해 3국의 예보와 실제 태풍의 진로를 분석한 결과, 예보시간별 진로오차는 3~4일 전까지는 우리나라가, 이틀 전부터는 일본이 가장 적었고, 전반적으로는 미국이 정확한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아침 한국과 일본, 미국의 14호 태풍 야기 예측 진로도. 한국, 일본 기상청, 미 해군 합동태풍경보센터 홈페이지 캡처

우리나라 기상청의 태풍 진로예보 오차는 닷새 전(120시간) 374㎞, 나흘 전(96시간) 313㎞, 사흘 전(72시간) 246㎞, 이틀 전(48시간) 155㎞, 하루 전(24시간) 93㎞였다. 일본의 예보 오차는 닷새 전 420㎞, 나흘 전 335㎞, 사흘 전 248㎞로 우리나라에 뒤졌지만 이틀 전(151㎞)과 하루 전(82㎞)은 우리나라를 앞섰다. 미국은 각각의 오차가 376㎞, 322㎞, 232㎞, 150㎞, 85㎞로 전반적으로 정확도가 높았다.

2016년 태풍 진로 정확도에서도 사흘 전까지는 우리나라가 가장 앞선 반면 이틀 전부터는 일본이 가장 정확했다. 미국은 오차범위가 들쭉날쭉했는데 하루 전 오차는 3개국 중 가장 작았다. 2008년~2015년 48시간, 72시간 기준 3개국 평균 태풍예보 진로오차를 보면 2011년 이후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정확도가 높았고, 3개국 중 가장 정확한 건 미국이었다.

수치상으로 한국이 태풍 발생 초기 예측의 정확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사실 태풍 예보는 48시간부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3개국 모두 72시간 이전 오차는 200㎞가 넘는데, 태풍의 크기가 중형의 경우 300㎞이상, 소형은 200㎞이상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올해 발생한 태풍 진로도.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은 없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이 태풍 예보 시 상륙 이틀 전까지는 태풍의 진로가 계속 바뀔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남영 국가태풍센터 예보팀장은 “태풍은 해상에서 발생하는데 다른 측정 장치가 없어 위성에만 의존해야 한다”며 “태풍의 눈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태풍이 이동하면서 기압계와 닿았을 때 미치는 여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정확해 보이고 일본은 3일 이상 미리 예측할 때 정확도가 떨어져 보이는 것 역시 예측 능력의 차이라기 보다는 각국의 예보 목적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우리나라와 일본은 방재목적이므로 위험 가능성을 최대한 고려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은 워낙 태풍의 피해가 잦고 크다 보니 위험 반경을 넓게 잡아 정확도가 떨어져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군사 이동 등을 목적으로 예보를 하기 때문에 정확도는 있지만 예보의 일관성은 떨어진다. 강남영 팀장은 “선진 태풍 분석예보 기술 접목으로 우리나라 태풍 예보의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24시간 예보 정확도가 아직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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