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맞는 정책ㆍ사업 추진 목표
6개 기관 선정 1억원씩 지원
중앙부처와 사업 중복 등 비효율
대구ㆍ경기 지역추진단은
호텔에서 회의 진행 예산 낭비
게티이미지뱅크

과로에서 벗어나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자는 뜻의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부터 ‘일ㆍ생활균형 지역추진단 사업’을 시작했다. 관심이 비교적 덜한 지방에서 워라밸 분위기를 띄우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중복된 사업이 적지 않았고 ‘호화판 회의’까지 열려 결과적으로 예산이 낭비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7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에서 이런 이유를 들어 고용부의 일생활균형 지역추진단 사업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15일 지적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전국 6개 기관을 지역추진단으로 선정해 기관 한 곳당 1억원씩 사업 수행 비용을 지원했다. 인천여성가족재단, 경기경영자총협회,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대구경영자총협회, 광주상공회의소, 청주상공회의소가 선정됐다. 지역추진단에는 각자 지역 특색에 맞는 방법으로 중앙정부의 워라밸 정책과 사업이 기업 현장에 안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이 맡겨졌지만, 예산정책처는 목표가 잘 이뤄졌는지에 의문을 표했다.

우선 지역추진단의 사업 일부는 고용부 사업과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역추진단이 실시한 ‘일ㆍ생활 균형 실천 우수기업 선정ㆍ시상’ 사업은 고용부의 ‘일ㆍ생활 균형 우수기업 사례 공모전’과 비슷했다. 대구 지역은 선정 대상으로 발굴한 기업들이 기준에 미달해 시상을 하지 않았고, 인천은 심사 대상 기업이 5곳에 그치는 등 내용도 충실하지 못했다고 예산정책처는 꼬집었다.

각 지역추진단이 실시한 기업 컨설팅 역시 고용부가 전국 단위로 하는 ‘일터혁신 컨설팅’ 사업과 유사했다. 지역추진단들은 컨설팅에 활용할 체계적인 매뉴얼도 갖추지 못했다. 예산정책처는 “이처럼 지역추진단이 운영하는 것이 다소 비효율적인 사업들은 중앙 부처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하도록 사업을 개편하거나, 지역 특성을 고려해 중앙부처 사업과 연계하라”고 조언했다.

일부 지역추진단은 정부의 예산 사용 지침과 달리 호텔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대구 지역추진단은 호텔 라온제나에서 회의와 행사를 세 차례 열어 대관료로 총 929만원을 썼다. 경기 지역추진단도 이비스 앰베서더호텔에서 두 차례 회의를 개최해 370만원을 지출했다.

예산정책처는 “지자체와 협조해 지역의 공공 유휴시설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회의와 행사를 호텔에서 개최한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여성철 고용부 고용문화개선정책과장은 “평가를 강화해 운영체계를 좀 더 발전시키겠다”면서도 “우수기업 선정은 중앙정부 사업에서 소외될 수 있는 지역 기업을 발굴하는 의미가 있고, 호텔 회의도 불가피한 경우에 이뤄졌는데 지적이 과한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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