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 회계' 혐의 재감리 착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일지 송정근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에 착수했다. 회계분식 판정 기구인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달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회계 무단 변경 혐의에 대해 판단을 보류하고 재감리를 명령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연내 증선위의 판정을 받아낸다는 목표로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5일 금감원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2012~2015년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의 적정성이 주요 검토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안에 가급적 (증선위 심의ㆍ의결까지)모든 절차를 종료하기 위해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감리조사를 빨리 마무리해 증선위에 (새 감리조치안을)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연내 최종 판정을 이끌어내는 것을 고려하는 만큼 재감리 작업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금감원이 새 조치안이 마련된 이후에도 삼성바이오에 대한 사전통지, 증선위 심의 및 의결 등 절차를 밟는데 한두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증선위 심의가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양측이 출석해 의견을 밝히는 대심제(對審制)로 진행될 공산이 큰 만큼 심의가 한 차례로 종료될 가능성은 적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금감원이 늦어도 10~11월에는 새 조치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달 12일 금감원이 제재 조치를 요구한 양대 핵심 혐의 중 ‘공시 누락’ 혐의를 인정해 담당임원 해임권고, 검찰고발 등 조치를 내린 반면, '회계 무단 변경' 혐의에 대해선 고의 분식회계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재감리를 명령했다. 전자는 삼성바이오가 미국 회사 바이오젠과 2012년 에피스를 합작 설립하면서 바이오젠에 에피스 지분을 ‘49%-1주’까지 살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부여한 사실을 감사보고서에 누락한 혐의, 후자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이 회사의 가치 산정 기준을 기존 장부가액에서 시장가로 바꿔 재무제표에 2조7,000억원의 평가이익을 반영한 혐의를 각각 뜻한다.

증선위는 회계 무단 변경 혐의의 경우 금감원이 검토했던 삼성바이오의 2015년 장부뿐 아니라 회계 기준 변경 이전인 2012~2014년의 회계처리도 아울러 살펴야 판단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의 재감리는 삼성바이오의 에피스 관련 회계처리 전반에 대한 적정성 판단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만약 금감원이 제재 논리를 다시 수립하고 증선위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삼성바이오는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증선위는 금감원이 조치안을 제출하는 대로 신속히 심의ㆍ의결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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