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를 찾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패배 후 들어선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15일로 한달을 넘기면서 점차 안정화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그러나 홍준표 전 당대표가 이와 별개로 꾸준히 SNS상에서 활약을 펼치면서 이에 대해선 지도부는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난색을 보이는 모습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전국위원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추인된 뒤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일성으로 내건 것은 "정치적 언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과거 종북몰이와 같은 구시대적 색깔론에 천착했던 홍 전 대표 체제와 차별화를 두면서 수차례 공식 석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을 '국가주의'로 묶어 비판하면서 그간 보수진영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가치논쟁의 판을 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리를 잡아가는 '김병준 비대위'에 끊이지 않는 홍 전 대표의 '페북정치'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1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전 대표는 지난 6월26일 스스로 페이스북에 "페이스북 정치는 지난주로 끝내고 앞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했지만, 미국 출국 직전인 지난달 7일과 미국에 체류 중인 20일, 28일, 지난 12일 글을 남기는 등 '페북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에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고 적었다 물의를 빚자, 또다시 "같은 말을 해도 좌파들이 하면 촌철살인이라고 미화하고, 우파들이 하면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이상한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KBS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보수정당이건 진보정당이건 간에 정치인은 말을 아름답게 해야 한다"면서도 "제가 이야기 드릴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람마다 나름대로 자기 캐릭터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당내 갈등만 부추기는 셈이 되기 때문에 직접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당이 언제까지 홍 전 대표를 회피하기만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홍 전 대표가 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전 당대표'로 언급되는 마당에 당의 이미지와 계속 맞물릴 수밖에 없단 지적도 있다.

당내 일각에선 지난해 이맘때 홍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이슈화했던 것처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 홍 전 대표에 대해서도 일종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냐는 주장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최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홍준표 체제에 대한 청산, 반성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겠냐"며 "홍준표 체제에서 여러가지 엽기적 일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인적청산은 비대위의 후순위 과제로 미뤄둔 만큼 당장 이를 실행할 명분도 없어 당분간 한국당은 홍 전 대표가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당분간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 전 대표가 추석연휴를 앞둔 다음달 15일쯤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홍 전 대표의 귀국 시기가 묘하게 3차 남북정상회담과 맞물리게 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홍 전 대표는 앞서 4·27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 쇼"라고 평가했다가, 지방선거 패배라는 결과를 낳자 이같은 평가가 결국 민심을 읽어내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왔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현재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메시지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상태다.

김 위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하는가' 광복 73주년 기념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했다 기자들과 만나 "평화라는 것을 누가 거부할 수 있냐"면서도 "상대가 핵을 가지고 있는데 진정한 평화가 되겠느냐"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9월 귀국 이후 구체적인 거취를 밝힌 것은 없지만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재등판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홍 전 대표가 이 시기를 노려 김병준 비대위의 태도가 모호하다고 공격하며 보수진영의 세 결집을 꾀하고 당권에 재도전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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