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시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 ‘버클리 휴메인’ 활동가들이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다.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시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 ‘버클리 휴메인’(Berkely Humane)을 방문했다. 1905년 민간단체는 시가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발생하는 동물학대를 막기 위해 1905년 버클리 동물학대방지사회(SPCA)라는 이름으로 이곳을 설립했다.

시민들이 쉽게 찾기 어려운 우리나라 유기동물 보호소와 달리 버클리 휴메인에서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누구나 와서 동물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보호 중인 동물은 170여 마리라고 하는데 정작 보호소에는 동물이 많지 않았다. 여름이라 새끼 고양이들이 많이 태어나 고양이가 평소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 하는 데도 작은 방 두 개에 채워진 정도였다. 보호 중인 개는 9 마리가 전부였다. 이는 모두 임시가정 보호제(Foster home)를 통해 입양가정을 찾을 때까지 임시로 보호하는 자원봉사자의 가정에서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소는 ‘10일 후에 안락사 당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길을 잃은 동물을 발견해도 시민들이 신고를 꺼리는 이유다. 이는 민간이 운영하는 사설보호소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제 사설보호소는 일부 시민들의 노력으로 힘겹게 운영된다. 예산도, 인력도 부족하다 보니 사육 환경이 좋지 않은 것은 지자체 보호소든 사설보호소든 마찬가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시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 ‘버클리 휴메인’ 벽에 입양가능한 개들에 대한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이에 비해 버클리 휴메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해외에서는 유기동물의 인도적인 관리를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가 서로 협력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발견된 유실동물을 소유자에게 반환하는 일, 학대를 당하거나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조하는 일은 정부의 책임이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키우던 동물을 더 이상 키우지 못하게 되었을 때도 지자체 보호소가 인수한다.

이렇게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에게 적극적으로 새 가정을 찾아주고 좋은 환경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간단체의 역할이다. 이런 역할 분담은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많은 동물을 구조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버클리 휴메인의 경우 지난해 입소한 동물 1,042마리 중 지역사회나 타 기관에서 인수한 동물이 1,031마리였다. 이중 대부분인 1,013마리가 새 가정을 찾았다. 건강 등으로 이유로 안락사된 동물은 12마리, 폐사한 동물은 4마리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사상 최대의 산불이 번지면서 버클리 휴메인을 포함한 민간단체 보호소들이 지자체에서 구조한 화재민의 반려동물을 나눠서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최근 사설 유기동물보호소의 법적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수없이 태어나고 버려지는 동물들은 죄가 없다. 정부와 시민이 협력하고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인도적인 유기동물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글ㆍ사진= 이형주 어웨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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