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연락사무소 개소 앞두고 시험 차원
제재 논란 차단 위해 유류 반입 대신 배전
“발전기 가동보다 비용ㆍ효율面서 유리
南인원 편의 보장 목적… 공단 재가동 무관”
14일 경기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가 시작하는 곳에서 개성공단 일대와 송악산이 보이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2년 반 만에 남측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개성공단에 공급됐다. 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앞두고 시험 차원에서다. 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보다 남측 전기를 끌어다 쓰는 편이 비용 면이나 대북 제재 위반 논란 차단을 위해서나 더 낫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통일부는 14일 “그 동안에는 (연락사무소) 개보수 공사를 위해 소형 발전기를 가동, 전력을 공급해 왔지만 비용과 효율 측면 등을 고려해 오늘 오후 제한된 범위 내에서 배전(配電)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지역에 남측 전기가 들어간 건 2016년 2월 공단 가동 중단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전력 공급에는 공단 가동 당시 쓰이던 전력망이 이용됐고, 공급된 전기는 연락사무소 가동에 쓰고 나면 없을 정도로 소량이었다.

배전 재개 결정에는 대북 제재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일단 이번 전기 공급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미 연락사무소 개보수 작업과 관련한 대북 제재 예외는 확보해둔 터여서다. 문제는 개소 이후다. 당초 하루 한 차례 공단 내에 유류를 반입하고 이걸로 현지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얻는다는 게 정부 구상이었다. 그러나 그럴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유류 전용(轉用) 가능성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유류 공급 자체에 대북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결정 과정에서 정부가 감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연락사무소에 대한 전력 공급은 북측에 대한 전력 공급 목적이 아니라 연락사무소 운영과 우리 인원들의 편의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성공단 재가동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연락사무소가 개소한 뒤에도 정부는 같은 방식으로 운영용 전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안정적인 연락사무소 운영 및 우리 인원들의 체류에 필요한 전력 공급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남북은 공동연락사무소의 구성ㆍ운영과 관련해 막바지 협의 중이며, 남북이 논의하고 있는 개소식 시점은 다음 주 후반쯤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연락사무소) 구성ㆍ운영 합의서 논의가 마무리 단계”라며 “(남북이) 합의하면 개소 날짜가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연락사무소의 운영 관련 대북 제재 예외 인정 여부는 미국 정부와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 우려가 제기되지 않도록 관련국과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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