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몰이 치우쳐 본질 놓칠라"
"일반인 입장으로 공감 이끌어"
방송인 김제동이 KBS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선다. 사진은 2015년 김제동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방송인 김제동이 진행자로 나서는 시사토크쇼 KBS1 ‘오늘밤 김제동’이 다음달 10일부터 방송되면서 시사프로그램의 연성화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방송계에서 가장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는 공영방송 KBS마저 ‘시사예능의 세계’에 본격 뛰어들어서다.

‘오늘밤 김제동’은 폴리테이너(정치참여에 적극적인 연예인)로 분류되는 김제동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지상파 방송 출연에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김제동이 정권이 바뀌자 공영방송의 새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여당 성향이 두드러지는 방송인이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해도 되냐는 우려도 KBS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오늘밤 김제동’은 ‘뉴스라인’을 10분 축소하고 방송될 예정이다. 연성화된 시사프로그램에 정통 뉴스가 밀린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종합편성채널(종편)로부터 불기 시작한 시사프로그램의 연성화 바람은 최근 방송계의 대세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배우 김의성이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함께 진행자로 나서고 있다. 사법부의 정식 판결을 되짚어보는 MBC ‘판결의 온도’는 방송인 서장훈, 개그우먼 송은이가 진행한다. 지난 2일 폐지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개그우먼 강유미가 리포터로 활약했다. 최근 1인 미디어 방송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도 정통 시사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JTBC 예능 ‘랜선라이프’에 출연 중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은 15~2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의 스페셜 MC로 나선다.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 PD는 “아무리 좋은 취재 내용이라도 시청자가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방송의 외연을 확장해 시청자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배우 김의성이 진행한다. 김의성은 평소 사회적 발언이나 소신을 자유롭게 밝혀왔다. MBC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시사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연성화되면 사회적 의제를 형성하는 제 기능을 잃을 수 있다. 한 방송사 PD는 “화제몰이에 치우쳐 부가적 내용을 쫓다가 문제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편파성에 관한 우려는 현실이 되기도 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다루면서 부실한 자료로 정 전 의원 주장에 힘을 실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연예인 진행자는 일반인의 입장을 대변하며 공감할 만한 질문과 내용을 끌어낼 수 있다”면서도 “(예능적 요소는) 시사를 재밌게 풀어내는 수단일 뿐이다. 객관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예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