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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국가 태국에서 승려들의 절반 이상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당뇨, 고혈압 등 건강 이상까지 이어지면서 태국 당국마저 승려들의 비만 통제에 나섰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태국 공공 건강관리 당국은 승려들의 비만을 통제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전국에 경고 조치를 발령하며 관리에 나섰다. 승려들에게 사원 청소처럼 신체적인 활동을 자주 할 것을 당부하고, 이들에게 공양을 하는 주민들에게도 건강식 위주로 공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종교계와 영양학자까지 합세해 영양 관련 지식과 신체 활동을 교육하는 ‘승려 건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태국 출라롱꼰대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태국에서 활동하는 승려의 50% 이상이 비만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승려 가운데 40% 이상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보다 높고 25%가 고혈압, 10%가 당뇨로 걷지도 못하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소 헐렁한 예복을 입고 다니는 승려는 정작 건강에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출라롱꼰대 연합보건과학부의 종짓 앙카따와닛 교수는 승려의 건강 문제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진단했다.

태국 승려의 비만이 늘어나는 것은 이들이 적은 활동량에 맞지 않게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낮12시를 넘기면 음식 섭취가 불가능한 승려들이 에너지 드링크 같은 단맛 음료에 의존하다가 살이 찌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태국의 발우 공양 문화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90%가 불교신자인 태국인은 공양으로 좋은 업보를 쌓을 수 있다고 믿고 집으로 찾아오는 승려들에게 음식을 나누고 있다. 그런데 주로 나누는 음식이 단맛 음료나 과자 등 상점에서 구매한 건강에 해로운 식품이다. 원칙적으로 승려는 음식을 가리지 않아야 하기에 직접 지은 음식만 공양받기도 힘들다. 영양학자들은 무신경하게 음식을 나누는 국민 의식 또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국에 앞서 스리랑카에서도 승려의 비만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2012년 의료 전문가와 영양학자의 조언을 얻어 시주 음식들의 종류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태국 정부와 종교계도 비슷한 방식으로 건강 관리에 나섰다. 종짓 교수는 태국 정부와 협력해 승려를 대상으로 식단ㆍ건강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2016년 시범 교육을 받은 승려 82명은 건강을 회복했다.

태국 수도회도 지난 12월 최초로 건강 권고를 발표해 승려들에게 식단 조정과 운동을 안내하고 있다. 치앙마이 불교대의 프라마하 분추아이 두자이 전 총장은 NYT에 “승려가 건강해야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부처의 가르침”이라며 승려 스스로 식습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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