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39년 기리며
동지 김형진 선생 손자에 써 줘
문화재청 제공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3개월 전 쓴 휘호 ‘광명정대(光明正大)’. 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하다는 뜻으로, 안중근 의사 순국 39년을 기리며 쓴 글씨다. 알려진 적 없는 이 휘호가 최근 미국에서 돌아왔다.

사연은 이렇다. 휘호는 백범이 독립운동 동지인 김형진(1861~1898) 선생의 손자 김용식씨에게 선물한 것이다. 김 선생은 체포돼 일제의 고문으로 숨지기 전까지 백범과 함께 싸웠다. 광복 후 백범은 김 선생의 유족을 챙겼다. 용식씨에겐 비서 일을 맡겨 곁에 두었다. 휘호는 김형진 일가에 준 마지막 선물인 셈이다.

10여년 뒤 용식씨는 휘호를 김 선생의 다른 손자이자 사촌형인 김태식(83)씨에게 선물했다. 김씨는 1973년 휘호를 가지고 미국으로 이민 갔다. 워싱턴주에 사는 김씨는 휘호를 고국에 돌려보내기로 얼마 전 결심하고 주시애틀 한국영사관을 통해 정부에 무상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2021년 개관하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 보관해 달라는 게 김씨의 요청이었다. 휘호는 최근 문화재청에 인도됐고, 기념관이 문을 열 때까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이 관리한다.

휘호에는 광명정대라는 네 글자와 김용식이라는 이름, 글씨를 쓴 날짜(1949년 3월 26일)가 적혀 있다. 백범의 인장 두 점(金九之印, 白凡)도 찍혀 있다. 문화재청은 “필체에는 백범의 기백이 잘 드러나 있고, 자체로 희소가치가 있는 휘호”라고 설명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