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정착…영화산업 지형 바꿔
‘신과 함께’는 성주신이 2편에 새로 등장하고 저승차사들의 전생이 밝혀지는 등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서사 구조를 취한다. 마블 영화가 이미 성공해 보인 서사 전략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신과 함께2’)’이 1,000만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일까지 906만명을 불러모았고, 이르면 13일 늦어도 14일 오후에는 무난하게 1,000만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1편 ‘신과 함께-죄와 벌’의 관객수는 1,441만931명. 시리즈 영화 1, 2편 모두 1,000만 클럽에 가입하기는 한국 영화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신과 함께2’는 1편 ‘죄와 벌’이 16일 걸린 기록을 2~3일가량 앞당긴 데 만족하지 않고 1편 관객수까지 넘본다. 1, 2편 합계 3,000만 관객이라는 전례 없는, 또 다른 기록 달성에도 도전한다.

‘신과 함께’의 잇따른 성공은 한국적 이야기와 보편성 있는 주제, 컴퓨터그래픽(CG)이 구현한 볼거리, 전편의 후광효과 등이 시너지를 이룬 결과다. 1편은 권선징악과 모성애로 관객을 울렸고, 2편은 용서와 구원, 인간애로 공감 폭을 한층 넓혔다. 망자의 지옥재판부터 이승의 철거촌 풍경과 1,000년 전 고려시대까지 CG가 쓰이지 않은 장면이 없지만, 만듦새가 빼어나 몰입감을 높였다. 단체 관람객 또는 가족 관객이 대거 유입된 배경이다. 황재현 CGV 홍보팀장은 “‘신과 함께2’는 10대 또래집단부터 가족 관객까지 관객 스펙트럼이 매우 넓게 나타난다”며 “여기에 휴가철과 여름방학, 역대급 폭염이 겹쳐서 흥행에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처스 원동연 대표는 “그동안 충무로가 소홀히 여겼던 가족 영화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고 판타지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는 사실에 무엇보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과 함께’ 이후 한국영화 산업은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더 나아가 ‘신과 함께’는 한국 영화산업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리즈 영화의 정착이다. ‘신과 함께’는 마블 영화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시리즈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시도해 흥행 파괴력을 증명하고 한국형 시리즈 영화의 성장 토대를 다졌다. 영화 관계자들은 향후 한국 영화가 시리즈 중심으로 재편될 거라 전망하고 있다. 시리즈 영화는 산업 기반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마블 영화는 쿠키영상(엔딩크레디트 전후에 들어가는 부가 영상)으로 후속편을 암시하고 후속편에선 전편의 단서들을 회수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투입해 또 다른 이야기의 복선을 던지는 식으로 연쇄적인 서사 구조를 취한다”며 “마블 영화의 성공에 주효했던 서사 방식을 ‘신과 함께’가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릭터만 유지되고 사건은 이어지지 않는 국내 기존 시리즈물과는 차별화되는 서사 전략이라는 것.

‘신과 함께2’는 1편 때와 마찬가지로 아시아 전역에서 연달아 개봉한다. 대만에서는 8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배우와 감독은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해 홍보 활동도 벌였다. 대만은 특히 ‘신과 함께’에 큰 호응을 보인 곳이다. 1편은 박스오피스 매출액 1,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1편이 해외에서 거둬들인 총수익은 3,000만달러에 이른다. 1, 2편 총제작비(400억원가량)의 4분의 3 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새 관심사는 3, 4편이 언제 나오느냐다. 감독과 배우들은 후속편 제작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와 별개로 드라마 제작도 준비 중이다. 원동연 대표는 “시나리오가 준비되고 제작 여건이 갖춰진다면 3, 4편도 제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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