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차세대 전투원 복합장비 ‘워리어 플랫폼’ 체험해 보니...

소총에 레이저 표적지시기 장착
빨간 점이 탄착지점 미리 알려줘
사거리도 최대 1km까지 연장
첨단 조준경 등 장비 많아지며
무게 6kg 늘어 기동성 약화는 흠
“병력 감축 인한 전투력 손실 상쇄
2022년까지 완전 전력화 계획”
육군이 추진하고 있는 워리어 플랫폼을 최초로 아크부대가 착용하고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한다고 25일 전했다. 연합뉴스

“표적지가 아까보다 훨씬 더 잘 보이실 겁니다. 사격 준비!”

지난 7일 충남 계룡대 실내 사격장에서 열린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 체험 사격 행사. 교관의 안내에 따라 육군 차세대 전투원 복합장비인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하고 K1A1 소총을 견착했다. 수년 만에 소총을 쥔 기자 입장에선 “설마 한 발도 못 맞추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식은땀까지 흘렀다.

하지만 표적지를 겨누자 조금 전 걱정은 금세 사라졌다. 소총에 장착된 3배율 조준경이 50m 거리에 있는 표적지를 확대해서 보여주고 있었고, 표적지는 마치 몇 걸음 앞에 와 있는 듯 했다. 또 소총에 장착된 레이저 표적지시기가 발사한 빨간 점이 소총 탄착 지점을 미리 알려주고 있었다. 사수(射手)는 이 점을 표적지 가운데에 두고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되는 원리였다.

“사격 개시!” 10발을 쏜 결과 9발이 표적지 한가운데를 뚫었다. 앞서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하지 않은 채 실시한 사격에선 10발 가운데 단 2발만 들어갔던 데 비해 명중률이 4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육군은 태어나서 처음 총을 쏴본 중년 여성의 실험 사례도 제시했다. 육군 발전자문위원인 58세 여성은 일반 사격에서 10발 가운데 세 발만 표적지에 적중시켰다. 반면 워리어 플랫폼 착용 사격에선 10발 모두 표적지 안에 명중시켰다고 육군은 밝혔다. 사격 경험이 전무했던 중년 여성조차 명사수로 만든 워리어 플랫폼은 이처럼 개별 전투원의 무장을 최첨단화해 전투원 한 명이 발휘할 수 있는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일반 보병 전투원의 장비는 화염에 취약한 전투복과 기본적 방탄 기능만 갖춘 헬멧, K-2소총 정도다. 하지만 워리어 플랫폼은 첨단 조준경과 표적지시기를 장착해 K-2소총을 기준으로 할 때 주간 사거리를 250m에서 최대 1km까지, 야간 사거리는 20m에서 100m까지 연장시킨다. 또 각 전투원의 표적정보와 위치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무전기 개발을 통해 분대 단위 전투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육군이 워리어 플랫폼 구축을 강조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병력 감축 계획 때문이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 2.0은 현재 61만8,000여명인 상비 병력을 육군에서만 11만명 이상 감축키로 했다. 육군 고위 관계자는 “병력 감축으로 인한 전투력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워리어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타 군의 첨단화에 비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장비가 많아지면서 전투복 무게가 기존보다 6kg가량 늘어나 기동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 점은 흠이다. 또 레이저 표적지시기의 배터리 지속성이 35.9시간에 머물고 있는 점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육군은 올해 말 시범 적용을 해본 뒤 내년부터는 특전사 대원들에게 워리어 플랫폼을 지급한다. 이어 2021년부터 수색대대와 일반 보병으로까지 지급을 확대해 2022년까지 완전 전력화 할 계획이다. 계룡=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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