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4개 대학에 과도한 위약금 규정 시정명령
‘부득이한 사유’ 등 모호한 환불 기준도 미입국, 전학 등 구체화

국내 14개 대학 부설 한국어교육원이 약관에 과도한 위약금 조항과 불명확한 환불 기준을 넣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14개 대학 부설 한국어교육원이 사용하는 10주 정규 어학과정 환불 규정을 심사한 결과 부당한 약관을 발견해 시정하도록 했다고 12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대학별 외국인 유학생 현황을 바탕으로 어학연수 인원이 500명 이상인 4년제 대학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환불 규정과 환불 기준 등 두 가지 불공정 약관을 발견했다.

우선 공정위는 개강일로부터 1∼2주만 지나도 수강료를 환불하지 않는 약관을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환불이 가능한 기간을 지나치게 단기간으로 정해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상명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원광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등 총 13개 대학 어학교육원이 이런 약관을 갖고 있었다. 공정위는 ‘평생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환불규정을 적용, 약관을 시정하라고 조치했다. 이에 따라 개강 전일 경우 전액 환불이 가능해진다. 또 환불 신청 일시에 따라 수강료 환불이 이뤄질 예정이다. 예컨대 신청월 총 수업시간의 3분의 1이 지나기 이전 환불 신청할 경우 해당 월 수강료의 3분의 2를 돌려받을 수 있다. 수업시간의 절반이 지나기 이전일 경우는 수강료의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3월과 4월 두 달 동안 5회씩 수강하기로 했다가 사정에 따라 3월 2회만 수강하고 환불을 요구할 경우 3월 수강료의 절반과 4월 수강료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또 공정위는 ‘부득이한 사유’와 같은 추상적이고 자의적으로 규정된 환불 가능 사유도 명확히 하라고 조치했다. 수강생의 계약 해지권을 제한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상명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등 7개 대학은 앞으로 미입국, 영구 귀국, 대학 진학, 타교 전학, 학습 포기 등을 포함한 환불 사유를 명확히 해야 한다.

공정위는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 수가 2016년 2월 기준 10만명을 돌파하고 대학에서 한국어 연수를 받는 학생이 3만5,000명이 넘어섬에 따라 환불 규정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과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대상 14개 대학은 불공정 약관 조항을 자진 시정했으며 향후 한국어 정규과정 수강 계약 체결 시 시정된 약관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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