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열대야에 홀로 지내다 고열이 발생하는 등 위험에 노출된 중증장애인 김모씨에게 24시간 생활지원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했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추가로 지원해달라”는 김씨 요청을 지자체가 거부하자 장애인단체 등이 진정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10일 중증장애인 김씨와 단체가 제기한 진정에 대해 긴급구제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김씨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나와 12년 간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뇌병변 2급 장애인으로 의사소통이 어렵고 사지를 움직이지 못한다. 이에 활동지원사는 주 4일은 24시간 김씨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야간에 퇴근해 김씨 홀로 밤을 지내야 한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가 한 달 기준 598시간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외부인 출입 위험과 화재 우려로 야간에 홀로 지낼 때는 문을 닫고 벽에 설치된 선풍기도 켜지 않는다. 그러던 중 지난 2일 고열 등의 증세가 있자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은 “향후 안정 시까지 24시간 간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김씨와 활동지원사는 주민센터를 방문해 활동지원서비스 추가 지원을 요청했으나 주민센터는 “장애가 아닌 고열 증상으로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해당 구청 역시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적용 기준에 따라 최대한 제공해 추가 지원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는 “재난적 폭염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충분한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건강 및 생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고 그 피해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긴급구제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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