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법 판사 비위 은폐 의혹… 현직판사들 비공개 소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6월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산고법 판사 비위 은폐’ 의혹과 관련해 당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에 재직했던 현직 판사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2015~2017년 법원행정처에서 윤리감사제1심의관 및 윤리감사기획심의관을 맡았던 A 판사를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부산고법 소속 문모 판사 비위 의혹과 관련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로 ‘문 판사 관련 리스크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50) 전 윤리감사관(현 변호사)을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양승태 대법원이 건설업자 정모씨 뇌물사건 항소심에서 문 판사가 개입한 정황을 파악하고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이들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감사관은 2016년 9월 28일 작성한 문건에서 문 판사 의혹과 관련해 ‘정식 조사시 (외부위원이 있는) 법원 감사위원회의 필요적 감사 대상이 돼 외부 유출 불가피’, ‘공판을 1, 2회 더 진행해 항소심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 필요’ 등 은폐 방안을 적시했다. 윤리감사관은 법원행정처 차장 직속으로, 법관 비위와 관련해 행정처 차장을 거쳐 처장에게 보고하고, 징계 청구가 될 만한 사안은 징계청구권자인 대법원장에게도 보고한다.

문건에는 또 고영한 당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당시 부산고법원장에게 구두 전달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말씀 자료’도 적혀 있어, 검찰은 고 전 대법관의 실제 관여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전날 상고법원에 반대한 판사들을 사찰하고 주요 파일 2만5,000여건을 삭제한 혐의 등으로 김모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를 불러 밤샘 조사한 검찰은 이날도 김 부장판사를 불러 이틀째 조사를 이어갔다. 또 김 부장판사 다음으로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근무하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임모 판사도 비공개 조사하는 등, 양승태 대법원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했던 판사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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