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운영자 성별 등은 못 알려줘”
민갑룡 청장도 “엄정 수사” 강조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사이버성폭력 수사팀 현판식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사팀은 사이버성폭력 범죄 단속ㆍ대응 강화를 목표로 전문기술이 요구되는 고난도 사이버성폭력 사건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2018.8.9 연합뉴스

경찰이 올해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라온 불법 촬영 음란게시물 69건을 수사, 53명을 검거했다고 9일 밝혔다. 전날 경찰이 남성혐오 인터넷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 중인 사실이 알려지며 ‘여성 사이트만 타깃으로 수사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적극 진화에 나선 것이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이날 일베 수사 진행 상황을 공개하며 “워마드도 금년 1월부터 현재까지 불법 게시물 관련 32건이 접수돼 수사 중”이라며 “아직 게시자 검거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워마드 운영자 수사는 지난해 말 착수해 32건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다만 경찰은 워마드와 달리 일베 운영진에 대한 수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워마드 운영자 A씨 체포영장 발부에 따른 수사 이유에 대해 “일베는 서버가 국내(대구)에 있어 압수수색영장으로 게시자 정보가 입수 가능한 반면, 워마드는 해외가 서버에 있는데다 연락을 해도 게시자 정보나 게시물 삭제 협조 요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아동음란물 유포 방조)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워마드에 남자목욕탕의 남아 나체사진이 올라왔는데 게시자가 특정되지 않자 운영자에 대한 수사를 하게 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음란물의 경우 바로 삭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운영자 측에) 연락했는데도 삭제가 안 돼 방조로 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운영자가 혹시 남성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한국 국적이라는 것만 확인이 가능할 뿐, 나이나 성별 등 그 외에 정보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편파 수사’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베 등 남성 중심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심각한 음란물 유포가 이뤄지고 운영자가 이를 방조하는데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수만 명이 참여한 상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신설된 사이버성폭력수사팀 현판식에서 “경찰은 그 누구든 불법 촬영물을 게시하고 유포, 방조하는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베에 대해서도 최근 불법 촬영물 게시자를 검거했고 유포, 조장하는 행위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3일 일베에 노년 여성과 성매매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사진을 올린 일명 ‘일베 박카스남’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검거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